예전에 읽었던 책들

황석영의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 후기

monozuki 2024. 11. 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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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개밥바라기별



황석영의 작품은

이번 <개밥바라기별>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황석영하면 왠지 작품이 딱딱하고 

재미없을 거 같은 선입견도 있고 해서
일단 쉬운것부터 읽자 해서 

그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유준이라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것이 아니라
각 장마다 인물의 시점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병렬적인 구조를 벗어나 단조롭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문체는 아니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갓 스물을 넘긴 청년들의 

고뇌와 방황이 담긴 얘기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커다란 사건없이 잔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루하진않았고 

대작가인만큼 흡인력은 충분히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황석영이란 작가의

젊은 시절 이야기라는 생각에
더욱 공감이 가고 몰입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 지난 스무살때의 모습을 

되돌이켜보기도 했는데
역시 큰 인물들은 어릴때부터 

생각하는 바가 남다르고
고난이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 같다.
이 책을 통해 어린 나이에 

마치 역마살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곳곳을 떠돌며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고 다양한 일들을 해보는
모험이 멋져보이기도하고 부럽기도 하면서
그 시대의 생활상을 간접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 쓴 작가의 말처럼
시대가 지나도 그 시대를 사는 

이들의 내면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에 

그가 살아온 삶을 통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그나저나 개밥바라기별이란 

참 이쁜 이름의 제목인데

'금성'을 뜻한다고 한다.

서쪽하늘에 뜨는 금성별은

어쩌면 방황하고 어려웠던

작가의 젊은 시절을 상징하는건 아닐는지.

 

 

 

 

 

 

인상 깊은 구절

이제 출발하고 작별하는 자는
누구나 지금까지 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다.

 

베트남으로 떠나는 여정에서
문득 이제야말로 어쩌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출발점에 
서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으며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 따위의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다, 
대위의 말대로 
사람은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니까.

 

금성이 새벽에 동쪽에 나타날 적에는
'샛별'이라고 부르지만

저녁에 나타날 때에는 
'개밥바라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즉 식구들이 저녁밥을 다 먹고 
개가 밥을 줬으면 하고
바랄 즈음에 
서쪽 하늘에 나타난다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