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던 책들

우리가 보낸 순간: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소설 - 김연수

monozuki 2025. 4. 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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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우리가 보낸 순간: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소설>은

김연수 작가가 '사이버 문학광장'이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연재했던 글들을 묶은 책이다.
거의 빠짐없이 챙겨본 터라 

나는 그 글들을 다시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새삼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그땐 작가의 감상만을 읽었었는데 

이번엔 작가가 읽고 써놓았던 소설 대목을
다 읽어보았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실린 소설은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를 들면,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라든가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같은 책들이다.
실제로 나는 이 연재를 통해 

<자기 앞의 생>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출간하게된

작가의 말도 참 인상적이었다.
'재능'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했는데 

김연수 작가는 여기서 '날마다 지치지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능력을 재능'

이라고 얘기한다. 

흠흠~ 하고 납득하며 책장을 덮었다.

 

 

인상깊은 구절

유사 이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충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은 3D 업종이에요. 30분에 한번씩 먹이를 주는 일과 같아요... 만약 사랑하는 게 죽을 만큼 힘들다면, 그건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랑하다가 서로 헤어지면 그냥 헤어지는 게 아니라 그건 네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그건 너만 알던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니까. 또 나만 알던 너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니까. 우린 서로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거야. 우리가 서로 사랑할때, 우리는 이 세상에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인간들이었으니까.

 

 

 

 

 

 

"언젠가 누가 그랬어.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생각해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춰섰다면,
그땐 이미 그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 <바람의 그림자 1> 중에서 -

 

 

"천만에.
오늘 조금 더 행복해졌다고 해서
조금 더 슬퍼졌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아.
넌 매일 둘다 조금씩 더해져.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이 
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또 가장 슬프다는 거지."

- <사랑의 역사> 중에서 -

 

 

사랑이란 두 사람이 어떤 나라를 함께 여행하는 일과 비슷해요. 두 사람만이 가본 이상한 나라. 그러다가 헤어진다면 그 나라에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혼자서 국경선을 넘는 일... 그 나라의 국경을 넘어가자마자, 그들은 알게 되죠. 이제 자신이 다시는 그 나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걸. 자신은 영원한 입국거부자의 신세가 됐다는 걸. 모든 게 끝나고 나면 사랑했던 기억은 상투적으로 회고됩니다. 모든 여행의 기억이 낭만적으로 떠오르듯이.

 

 

왜 36.5도를 정상 체온이라고 말하잖아요.
가끔씩은 그게 외로움의 온도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혼자 있을 때의 체온을 뜻하는 것이니까.

 

 

저는 순간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눈꺼풀이 한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 짧은 찰나말이죠. 처음으로 꺼내 입은 스웨터에서 옷장 냄새가 훅 풍기던 순간, 달리기를 한 뒤에 등을 수그리고 심호흡을 할 때 이마의 땀이 운동장 바닥으로 뚝 떨어지던 순간, 작업실 창 옆으로 새 한 마리가 휙 날아가던 순간. 그런 순간들 속에 나의 삶을 결정짓는 모든 의미가 숨어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짧은 순간도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 기나긴 인생이란 결국 그런 순간들의 집합체죠.

 

 

"우리는 기억 속으로는 걸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기억을 간직한 길 속으로는 걸을 수 있다."

-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중에서 -

 

 

"욕망의 원래 뜻은
사라진 별에 대한 향수이며 그리움이야.
... 모든 욕망은 향수인거지. 
우리는 전혀 모르는 것을 욕망할 수는 없어.
우리가 무엇을 욕망한다는 것은 
실은 상실한 것에 대한,
말하자면 소유한 경험에 대한 향수이기도 해.
과거에 가졌던 것을 우린 욕망하는 거야."

-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중에서 -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마치 바다처럼.
넌 지금 이 여행을 통해서 
옆으로 넓어지고 있는 거야.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그리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니까. 
너무 걱정 마.
네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한 심리학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낸 법칙에 따르면 인간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를 다섯 배는 더 강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대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영향에 맞서면서 점점 성장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휘둘려 살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게 바로 사랑이다. 제대로 사랑한다면 그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건 자신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칭찬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경험이다... 사랑 안에서 우리는 원래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된다. 제대로 사랑했다면 유년시절의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대부분 치유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쓰지 못한다.
쓰느냐, 쓰지 못하느냐.
그 비밀은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았을 때 
자기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재능이란 지치지 않고 날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게 아닐까?
평생 그런 재능을 발휘하고 산다면, 
우리는 그를 천재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므로 쓰라. 
재능으로 쓰지 말고, 
재능이 생길 때까지 쓰라.
작가로서 쓰지 말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쓰라.
비난하고 좌절하기 위해서 쓰지 말고, 
기뻐하고 만족하기 위해서 쓰라.

 

 

 

 

우리가 보낸 순간: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시 편

 

우리가 보낸 순간: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시 - 김연수

편과는 달리이번 편은그닥 재미가 없었던 거 같다. 아마도 김연수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시를 읽는 행위의 무용함때문이리라. 소설과 달리 시는 함축적인 문학이다보니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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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작가 김연수가 사랑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소설과 문장들을 엮어낸 산문집『우리가 보낸 순간 : 소설 편』. 섬세한 문체로 사랑받아온 김연수가 49편의 소설을 가려 뽑고, 특유의 감성을 더한 짧은 이야기를 엮어냈다. 날마다 읽은 소설 중에서 한 편 한 편을 신중하게 골라 애틋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의 이야기를 더해 소설과 함께 음미할 수 있게 하였다. 김연수는 사랑하는 동안 느꼈던 세계, 글쓰기의 기쁨과 어려움, 문득 돌아본 나날의 기억들. 소설 속 주인공들
저자
김연수
출판
마음산책
출판일
201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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