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끄적끄적15 을지로 인쇄골목|세운상가 카페 <호랑이> - 을지로 인쇄골목을 돌아다녔다. 허름한 가게 오래된 간판 민낯의 종이를 만날 수 있는 곳. 사람도 기계도 삼륜차도 바쁘게 돌아간다. 열심히 돌아가지 않으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수없다.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멈춰버린 기계처럼 삶도 멈춰버린다. - 인쇄골목 한 모퉁이 손수레에 기대어 졸고 있는 인부 과로때문일까? 숙취 때문일까? 삶이 고단해보인다. - '머리가 돌대가리야' 길을 걷고 있는 내게 한 노인이 지나가며 얘기한다. 뭐지?? '머리가 돌대가리야' 그는 입버릇처럼 지나가는 행인 모두에게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정작 본인의 머리에 돌이라도 박힌듯 고장 난 플레이어처럼 그 말만 되풀이한다. - 한시간 넘게 을지로를 누볐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콧물이 줄줄.. 2024. 11. 9. 악몽의 출근길_좀비떼가 나를 밀쳤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었다.모든 것은 순간의 선택이었다.그날 아침, 그 시각, 그 차량에 타지 않았더라면... 미어터지는 전철에 억지로 구겨타지말고 다음 전철을 탔더라면... 승차문 6-2 언저리가 아닌 7-1이었다면 모든 것은 일이 터진 후에 쓰나미 같은 후회가 몰려온다. 그날 전철 안 사람들은 좁아터지는 가운데 모두 각자 전투심을 갑옷처럼 입고서 굳건히, 완강히 버티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려는 자와 밖으로 나가려는 자의 팽팽한 줄다리기. 일보진입을 위해서 이보후퇴를 했어야만 했었다. 밀려나갈 수는 없다고 완강히 버티던 힘은 밀어붙이는 힘을 절대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전철밖으로 한 발짝 밀려나고 중심을 잃은 그 순간 누군가 나를 또 밀었다. 내 오른발이 전철과 승강장 사이 틈으로 빠지면서 넘어져.. 2024. 11. 8. 비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드는 생각들 건강검진센터 수면부족으로 졸다가 내 이름이 호명되자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나 튀어나가는데 그 반동의 힘도 크고 미끄러운 슬리퍼를 신은 탓에 속도조절이 안돼 눈앞에 있는 화분에 부딪힐 위기를 모면하고자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미 가속도가 붙어서 내시경 준비실로 들어갔지만 원하는 위치로가 아니라 다른 상담받는 이들 쪽으로 몸이 쏠려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아마도 내가 자동차였다면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고자 갑자기 핸들을 틀어 몸체가 기우뚱 기울고 피한 방향에 또다른 장애물이 나타나 부딪힐 위기에 놓인 자동차 같았을 것이다. 나를 부른 직원은 벙진 표정으로 나를 본다. 비수면 위내시경이 주는 교훈 생짜로 하는 위내시경 입안을 얼얼하니 마비시켜버리는 스프레이 개구기를 물고 헛구역질 몇번에 눈물 콧.. 2024. 11. 7.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