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56 소설 <7번 국도> 간단후기 _ 김연수 작가 김연수의 초창기 작품인소설 를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반가웠다. 뭐랄까... 책 속 작가사진을 보면 작가의 풋풋한 신인시절이 느껴져서 절로 웃음이 난다. 풋풋하지만 다소 촌스러운 그런 느낌?!하루 만에 다 읽어치웠는데 단편적인 구성이라 읽기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조금은 읽기 힘들었다. 그나마 이야기를 관통하는 세희, 재현, 나의 삼각구도가 흥미로워 계속 읽어나갔다.이 작품은 뭐랄까...로드무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여행하며 각자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다소 관념적이기도 하여 내게는 어렵게만 느껴진다. 소설의 내용보다는 형식이 빛나보이는 작품이랄까. 이 소설엔 시, 팝송.. 2024. 11. 24.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3회 와장창~ 우다다는 자신의 몸판이 벽에 부딪혀 제 몸의 A캡이, R캡이, S캡이... 산산이 분해되어 공중에 흩어지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얼마 전 조민아가 누군가에게 메신저로 #정연 #부장 #알랑방구 #재계약 #그렇고 그런 사이 #불륜 이라는 단어를 두드리며 신나게 뒷담화했던 일이. 타닥탁은 조민아가 눈물을 흘리며 엄정연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엄정연은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버렸고 그녀는 부서진 우다다의 잔해들을 하나씩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손에 든 키캡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조민아는 생각했을 것이다. enter를 누르면 생각 있는 말이든 생각 없는 말이든 쉽게 보낼 수가 있다. delete를 누르면 내뱉을 말이든 내뱉은 말이든 바로 지울 수가 있다. ctrl,.. 2024. 11. 23.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2회 와장창~ 우다다의 몸이 벽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그 충격으로 온몸의 키캡들이 분리되어 바닥에 우수수 떨어졌다. 그것은 엄정연의 짓이었다. - 왜 그랬어!!! 타닥탁은 엄정연이 조민아를 향해 몹시 떨리지만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이 일이 터지기 3일 전의 일이다. 타닥탁은 엄정연이 회사동료인 ㄱ과 메신저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고 자신의 몸 위에서 덜덜 떨고 있는 손길이 느껴졌다. 이날 이후로 타닥탁은 엄정연이 일하다 말고 한숨을 쉬거나 관자놀이에 검지를 갖다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했는데 그건 엄정연이 무언가에 꽂혀있다는 뜻이었다. 우다다~ 우다다~ 우다다~ 언제나 그렇듯 조민아의 파워풀 타이핑은 사무실 가득 쩌렁쩌렁한 소리를 쏟아냈고 그럴수록 엄정연의 검지가 관자놀.. 2024. 11. 22.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1회 우다다. 타닥탁. 우다다. 우다다. 타닥탁. 우다닥. 키보드 두 대가 불협화음을 이루며 사무실의 적막을 깨고 있다. 이들의 소리는 한데 섞여있으나 날카롭다가도 둔탁하고 둔탁하다가도 날카로워 물과 기름처럼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 **회사 DB부 사무실 한쪽 벽면엔 계약직원 책상 2개가 놓여있고 그 위에 우다다와 타닥탁이 나란히 놓여있다. 우다다는 키캡이 낮고 엔터키가 일자형인 까만 키보드로, 사람손을 많이 타서 자판의 글씨들이 군데군데 지워져 있다. 타닥탁은 키캡이 높고 엔터키가 역ㄴ자 모양인 하얀 키보드로, 손때가 별로 안 타서 비교적 깨끗했다. 지금 우다다와 타닥탁은 주인의 손놀림에 따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자판을 두드리는 두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우다다의 주인은 20대.. 2024. 11. 21. 이전 1 2 3 4 ··· 6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