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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에로스 타나토스 - 이나미 저

by monozuki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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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에로스 타나토스

저자: 이나미

출판사: 평단문화사

 

에로스 타나토스 이나미

 

후기

정신과 의사의 '정신문화에세이'라는 부제아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굳이 남녀를 따지는건 아니지만 여자쪽 감성으로 쓴 저자의 정신세계는 어떤지 궁금도 하였고

정신의학에 평소 관심있어해왔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집어들었다.

음...느낌은 다소 현학적인 냄새도 풍기면서 또 정신과 의사다운 시각으로

사물이나 문화 등에 대해 정신분석적으로 풀이해놓은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그랬다.

초반에 읽을때는 정신과의사적인 마인드가 많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중후반에는 그저 개인 한사람으로서의 자신의 생각들을 적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문체가 딱딱하고 건조해서 대충 읽고 넘긴 부분도 있다.

정신과의사 김정일씨가 자신의 임상체험에 근거한 단상들을 적었다면

이나미씨는 문화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조목조목 따져서 얘기했달까?

또, 도움이 될만한 조언들도 많고 그의 풍부한 독서량의 현시에 글이 눌려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결론은 어떤 책이든 버릴게 없다는 사실이다. 

나보다 인생을 많이 살았고 경험이 많은 그 누구에게든 배울 점이 있다는 거.

그렇기에 저자가 여기에 쏟아낸 이야기는 세상을 좁게 산 내게 선험적이기에 결코 무시할수없는 것이다.

자, 이제 여기서 취할 것은 취해보는 시간을 가지련다.

 


책속의 인상적인 대목들

정신과 의사들은 기질(Temper)이란 말을 자주 쓴다.
성격(Personality)이 양육 등의 후천적 의미가 덧붙여진거라면, 
기질이란 사람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타고난 일종의 코드(Code)라고나 할까.
타고난 <끼>는 어쩔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이를 정신의학적 용어로 바꾸자면
바로 기질적 성향이 아닌가 싶다.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인성(人性) 깊숙이 내재해 그 누구도 어쩔수없는 바로 그 부분,
그것이 바로 <끼>란 존재이다.
쉽게 말해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나는 것이지
거름주고 물준다고 다른 종자가 되는건 아니란 말이다.

 

책망과 비판만 받으면서 자라면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 자아상을 지니게되니
매사에 소극적이 되거나 삐뚤어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말>은 상대방 마음뿐만아니라 인생까지도 좌우할수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에 바로 권력과도 통한다.

 

책을 보지않으면 불안해지는 일종의 금단증상도 있어서
지금도 무엇이든 읽을 거리가 옆에 있어야 기분이 안정된다.
쉽게말해, 책을 보면서 쓸데없는 잡념으로부터 도망갔던 것이 아닌가싶다.
혼자 있으면 그저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쪽으로만 마음이 치닫는 소인배라는걸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기때문이다. 

 

우울증에 걸려 스스로를 죽이고싶도록 미워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한다면 또다른 <자기>로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는 의미인 것이다.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도 창문이란, 세상에 대한 소통과 꿈을 꿀수있는 창조력을 상징한다고 본다.
집을 묘사하면서 창문에 예쁜 화분을 놓고 커튼까지 빼놓지않고 정성스럽게 그리는 아이들은
비교적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성이 많다고 보아도 틀리지않는 말이다.
집을 그리되 창문을 아예 생략해버리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폐쇄적이거나 위축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반사회성 인격장애: 거짓말을 밥먹듯 하면서도 거기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않기에 준법정신이 희박함
                                (병적 거짓말쟁이)

자기애적 성격장애: 자기를 사랑함이 지나쳐 자신의 미모나 재능 따위에 도취되는 성격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화려한 옷차림과 허풍으로 상대방을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경향이 있다.
                                   변덕이 심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보통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들 페이스에 말려들게 마련.

 

남자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이쪽 끝에서부터 저쪽 끝까지의 엄청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이란 원래 고민과 좌절을 겪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생산적 모색'과는 거리가 먼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건 참으로 딱한 일이다.

 

내 경우는 아무것도 안 놓고 사는게 아주 어려서부터의 꿈이었다.
문자를 써서 얘기하자면 미니멀리즘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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