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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그래, 산다는건 이런거야 - MBC '여성시대' 편지 모음

by monozuki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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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그래, 산다는건 이런거야

부제목: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편지 모음

저자: 김순식 외

출판사: 다섯수레 (1994)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삶

내가 요즘 애청하는 라디오프로그램이면서 나의 기상프로그램, 알람프로그램인 MBC '여성시대'에 사연을 보낸 편지 아니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하나의 책으로 묶어져 세상에 나왔다. 그 안에 어떤 삶이 있고 얼마나 다양한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되었다. 주로 결혼한 주부나 남편, 때로는 억척스러운 처녀의 편지가 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삶, 특히 여자의 삶이 이런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생각엔 비판적이거나 나쁜 견해보다는 아름답고도 긍정적인 그들의 삶을 바라볼수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흔히 결혼은 무덤이라고 해서 사랑은 잊고 오직 삶을 살아가는데에 전전긍긍할것같았지만 분명 여기엔 남편이든 아내든 사랑이 여전히 간직되어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솔직담백한 이야기들

이 책에는 가난함을 함께 견뎌내는 모습, 아픈 아내를 위한 남편의 극진한 병간호, 시아버지, 친정아버지의 사랑, 새엄마의 헌신적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 등 그야말로 가슴훈훈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얘긴 코미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우리네 삶 그 자체의 솔직담백함이었다. 솔직히 난 일종의 재미거리로 이 책을 읽게되었는데 흥미위주로 읽기에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깊이 가져보게 되었다. 거기에 감동까지 가져다준 괜찮은 책이었다. 

 

에피소드별 나의 짧은 코멘트

  • <무드가 출렁이는 방 / 조은주>은 무드를 좋아하는 여자가 애인을 위해 마련한 케이크위의 촛불이 커튼에 붙어 불이 나면서 무드가 아닌 물로 출렁이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 <전과자 남편의 향기로운 삶 / 박명숙>은 과연 전과자에게 가졌던 우리의 편견을 부숴주면서 성실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라 기억에 새로웠다.
  • <아찔했던 결혼식 / 조경주>은 결혼전날 갑작스러운 병(난소혹이 생김)으로 수술을 해야했고 수술을 하고난뒤 연기할수도없는 결혼식을 마침내 올리고야말았다는 사연은 그야말로 읽는 이까지도 아찔하게 만들었고 대단한 인내력이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이름은 앵화 / 조앵화>는 이름으로 인한 해프닝 이야기인데 일단 재미있었고 그 독특한 이름관계로 잊히지 않는 에피소드였다. 더구나 그 '앵무'란 이름조차도.
  • <대머리 새댁 / 이재임> 또한 웃음의 압권이었는데 항암치료로 대머리가 되어버린 새댁의 어린이대공원에서의 수난을 그렸다. 남편에게 대머리를 숨기려했던 아내의 마음이 예쁜, 웃픈 사연이었다.
  • <25만원짜리 방귀 / 김익수>는 두번째 웃음의 압권이었는데 상상만으로도 생각하기 힘든 일이 엄연한 '실제상황'으로 일어나 정말 웃겼다.
  • <셋째딸 소홀이 / 나정순>는 소홀이라는 이름은 한밤중 갑작스러운 분만으로 소방서홀에서 아이를 낳게되어 지은 이름이라나? 긴급상황으로 소방서에서 아이를 낳게된 얘기였다.
  • <동강난 콩국수 / 김선희>는 남편의 헌신적인 살림살이가 인상적이었던 사연이었다.
  • <비단포대기 / 신혜경>는 8번째 습관성 유산의 어려움끝에 득남한 아내의 인간승리를 다루고있다. 낙태를 아무렇지않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랄까.
  • <백일사진 찍던 날 / 최용희>은 12만원이나 되는 사진비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고 가난에 대한 비애를 느끼게되는 한 남편의 이야기였는데 씁쓸했다.
  • <붙들이와 꼭지 / 이영순>는 이름수난의 2탄인데 버스에서의 '붙들이' 수난과 산수시간의 '꼭짓점'으로 수난을 겪는 '꼭지'의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 <송충이는 솔잎을 무야하는긴데... / 박순정>는 좋은 꿈때문에 복권을 8장이나 사서 다 꽝이 돼버린 아내의 후회막급한 과소비(?)후에 깜짝 놀랄만한 선물이라며 남편이 내놓은 것은 즉석복권이었다는 이야기.
  • <중장비 놀이터 / 오경녀>는 '가난한 날의 행복'과 같은 수필처럼 잔잔하게 다가왔다.
  • <승희와 돌차운전사 / 장남연>는 장애아를 오가며 태워다주던 기억뒤로 최근 만나 초콜릿을 전해주는 처녀 승희와의 해후를 훈훈하게 그렸다.
  • <느티나무같은 남편 / 안봉기>은 가난한 아내의 동생들을 그들이 장성할때까지 남편이 희생과 사랑으로 보살펴줘서 고마웠음을 전하는 아내 이야기이다. 나역시 요새 보기드문 이야기인지라 감복했달까.
  • <내 짝지의 갱년기 / 고종석>엔 잊어버릴걸 잊어버려야지 택시에서, 백화점에서 사람을 잘 두고오는 부인에 대한 남편의 편지였다.
  • <평생동지의 유혹 / 송미옥>은 사장과 사원의 위장된 관계 설명끝에 부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반전을 몰고온 이야기였는데 편지쓰기의 묘미를 잘 보여준 내용이었다.
  • <누님에게 훈장을 / 주은표>은 동생뒷바라지하느라 결혼도 못하고 희생하면서 산 누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남동생의 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 <사십대의 도전 / 임은순>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수밖에 없었던 가정주부의 모험과 도전을 담은 내용이었는데 나이에 아랑곳없이 자기가 하고싶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만다는 교훈을 가져다주었다. 또, 가정주부라고 해서 그냥 집에 있기보다는 뭔가 시작하고 배운다는 자세와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와같은 맥락의 에피소드 또하나는 <새로운 도전 / 나순옥>으로 주부, 엄마, 아내로서의 역할속에 마침내 환경기사 자격증을 따내기까지의 노력을 보여주는데 대단한 각오와 노력이며 남편의 배려 또한 한몫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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