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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소피의 세계 1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
출판사: 현암사(1994)
지적호기심 & 사유하는 힘
철학에 관한 얘기들을 소설형식을 빌어 썼다는
기본적인 지식만 안은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소피'라는 인물이 등장하여 '대화법'으로 철학에 대한 얘기를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이 작가도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이용해
우리에게 철학개론을 강의해주는것같다.
현학적인 소피스트와 달리 작가도 그가 아는 철학에 대한 얘기를
'소피'라는 궁극적으로는 독자를 향한 인물을 등장시켜
자신의 앎을 겸손하게 우리에게 현대감각을 살려서 또는 쉬운 예로 이해를 돕고있다.
나도 몇권 철학에로의 접근을 갈망했으나 그리 쉽지않았다.
딱딱하고 지루하기도 했었는데 이 책만큼은 절로 책장이 넘어가도록
글씨체도 크고 추리기법까지 써가며 독자의 흥미를 유도한다.
철학이 있기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따라 철학사를 써내려가고있으니
철학개론책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듯.
철학에 관심있으나 접근하기를 주저하는 분들께 권장하고 싶다.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좋을듯한 물음들을 던져주며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유하는 힘'을 모처럼 키워주는것같다.
책속으로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자라면서 중력의 법칙에만 익숙해지는게 아니라는 점이지.
동시에 이 세계 자체에 길들고 있는거다.
어쩌면 우리는 유년시절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대해 놀라워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로인해 무엇인지 근본적인 것을 상실하고 말았지.
...사람들 대부분이 일상생활에 쫓겨서 삶에 대한 경이감을 잃어버린다.
...세계와 만물은 어린아이에겐 놀랍도록 경이롭고 새로운 그 무엇이다.
그런데 모든 어른이 세계를 그렇게 볼수는 없다.
대부분의 어른은 이 세계를 완전히 정상적인 것으로 체험하지.
...철학자와 어린이는 이처럼 중요한 공통된 특성을 갖고있다.
철학자는 일생동안 어린아이마냥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장담해도 좋으리라.
또 이러한 신화는 계절변화를 이해시키려고 의도한 것으로 여겨질수있다.
즉 겨울에는 토어신의 망치가 요툰하이멘에 있어서 자연은 죽은 상태였지.
그러나 그 망치를 봄에는 되찾을수있지않았니.
바로 이런 식으로 신화는 인간에게 무언지 이해할수없는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소피가 깨달은 점은,
뭇 사람들에겐 늘 자연의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런 설명없이는 살수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과학이 존재하지 않던 그 옛날, 사람들은 신화를 지어낸것이다.
파르메니데스는 아무것도 없는데서는 아무것도 생길수없다고 생각했지.
즉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될수없다고 믿었다.
...그는 감각을 통해서 여러 사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각했다.
...그런데 그는 오관에 의존해야할지 아니면
이성에 따라 판단해야할지 양자택일을 해야만 했을때,
그는 이성을 택하는 결정을 내렸던것이다.
...철학자로서 그는 여러가지 형태의 '감각적 착각'을 밝혀내는것을
자신의 철학과제로 삼았다.
이렇듯 인간의 이성에 대한 강한 믿음을 합리주의라고 일컫는다.
합리주의자란 이성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앎의 원천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흐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운동 가운데에 있으며 어떤 것도 영원히 존속하지않는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번 들어갈수없다.
물이 흐르고있기때문에 두번째로 내가 강물에 들어갔을때는
이미 아까와 같은 바로 그 물이 아니란얘기지.
이미 두번째에선 강물도 나도 처음과는 달라졌기때문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또 '세계는 지속적인 여러 대립쌍으로 규정할수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아파보지않고는 건강의 중요성을 잘 이해할수없듯말이다.
레고 조각 하나하나는 데모크리토스가 원자의 특성으로 생각한
모든 특성을 갖고 있기때문에
우리가 레고 조각을 잘 조립할수있는 것이지.
레고 조각은 더 나눌수없는 특성을 지녔지.
또 그 형태나 크기가 다르고 질이 견고해서 그속으로 다른 아무것도 침투할수없다.
게다가 레고 조각들은 모든 형상을 조립할수있도록 갈고리와 홈을 지니고있다.
결합시켜서 만든 형상을 해체하고 해체한 그 레고조각들을 가지고
다시 새로운 형상을 만들수도 있다.
이렇듯 늘 다시 쓸수있다는 점이
바로 사람들이 레고를 그토록 좋아하게된 까닭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인간은 결코 인간 이상일수없다는말이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날수없음을 말한다.
헤르메스는 원래 그리스신들의 전령이며 항해사들의 수호신이기도하지.
...헤르메스라는 말에서 '애매모호한(heremetic)'이라는 단어가 파생했다.
그리고 이 단어에는 '숨겨진' 혹은 '도달할수없는'이란 뜻도 있다.
그리스 식민지 곳곳에서 유랑하던 선생과 철학자 한무리가 아테네에 찾아들었다.
이들을 바로 소피스트라고 부른다.
'소피스트'라는 말은 '전문지식을 가진 학자'를 뜻한다.
이 소피스트들은 아테네의 시민을 가르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이 소피스트들은 어느 면에선 자연 철학자들과 매우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들도 전래한 신화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가졌기때문이지.
그러나 그와동시에 소피스트들은 불필요한 철학적 사변(思辨)이라고 생각되는것은
모조리 거부했다.
비록 대답할수있는 철학적 물음도 많이 있지만,
자연과 우주의 수수께끼에 대해서는 결코 확실한 대답을
얻을수없으리라는 것이 소피스트들의 생각이었다.
철학에선 이러한 철학적 주장을 회의주의라고 한다.
우리는 신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않는지
자기로서는 분명한 것을 말할수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을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철학문답법을 조산술에 비유했다.
산파가 스스로 아기를 낳는것이 아니라 남의 출산을 돕기만하는 것처럼
소크라테스의 임무는 사람이 올바른 통찰력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사람의 인식은 내면세계에서 생기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수없기에말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생긴 인식만이 참된 '통찰력'이다.
자신이 임신을 해야 제 아이를 얻을수 있듯이,
우리도 자신의 이성을 발휘할 경우에는 철학적 진리를 통찰할수있다.
사람이 '이성적이 되면' 자신의 내면에서 무엇인가를 끌어낼수있다는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역을 해냄으로써
다른 사람이 어쩔수없이 자신의 이성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양, 혹은 실제보다 더 어리석은척 꾸며댔다.
우리는 이를 소크라테스의 아이러니라고 일컫는다.
이런 식으로 소크라테스는 거듭 아테네 사람들의 생각속에
숨은 허점을 드러내보여줄수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는 게으른 암말과 같다.
그리고 나는 깨어있는 의식을 위해 말의 옆구리를 찌르는 등에와 같다"
고 말한 적이 있었다.
플라톤은 '감각세계'의 뒤편에 참된 현실이 있음을 믿었다.
그는 이 현실성을 이데아의 세계라고 불렀다.
여기서 우리는 영원불변의 이상형을,
곧 각양각색의 자연현상들 배후에 있는 원형을 발견할수있다.
이같이 특이한 플라톤의 생각을 우리는 이데아론이라고 한다.
플라톤은 모든 자연현상을 영원한 형상의 그림자
혹은 이데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뭇 사람들 대부분은 이 그림자와 자신들의 삶에 만족한다.
그들은 그 무엇이 이 그림자를 드리워야만한다는 것은 생각지못한다.
그들은 그림자가 존재의 전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그림자로 생각지도 않는다.
그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영혼의 불멸성도 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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