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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김진명 작가의 장편소설 <1026> 후기

by monozuki 202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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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026
소설 1026


장편소설 <1026>을 읽고
실로 오랜만에 

가슴 벅찬 작품을 만난 기분이었다.
김진명작가의 소설은 

아주 오랜만에 읽는다.
이 작가가 쓰는 스타일은 정해져 있어서 

으레 그러려니 하고 한동안 등한시하다가
최근 도서관에서 내 눈에 딱 띄어서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게 만든건 '작가의 말'때문이었다.

 

나는 전력을 다해 10ㆍ26을 추적했고 그 결과를 이 작품에 담았다. 이 소설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 발표된 사실은 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 그리고 역사에 드러나지 않은 채 감추어지고 묻혀져버린 진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 진실은 어둠에 숨겨져 수수께끼로 남는다. 때로는 허구의 소설이 발표된 사실보다 훨씬 진상에 가깝게 접근하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다.

-‘작가의 말’ 중에서 -

 

 

김진명작가의 말인즉슨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지만

허구의 소설이 진실에 더 가깝다는 말에 꽂혔다.
그래서 그 진실에 다가가기위해 책장을 펼쳤다.
나는 왜 읽는 내내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그 모든 것이 사실처럼만 느껴졌을까.
그게 작가의 내공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소설의 상당부분이 내게 설득력 있고 

임팩트 있게 와닿았다.
그간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의 책만을 읽다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작품을 만나니 

무척이나 신선하고 그간 잊고 있었던 

우리나라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김진명 작가와 같이 

지난 역사에 대한 탐구와 연구로 

우리에게 진실을 전달해 주고
잠든 민족주의를 일깨워주는 작가가 있다는 게 

어찌나 고마운지...
사실 나는 통일에 관심도 없고 

최근 들어 일어난 북한의 도발따위도 

그냥 이슈거리로만 여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진거같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모든 진실은 아니라는 거.
또, 5천년넘는 한민족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북한과는 햇볕정책을 통해 

함께 공존하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거.

 

 

 

 

 

 



이 책은 10년전 <한반도>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고 

근년에 들어 <1026>이라는 타이틀로 

개정판이 나왔다.
완전 새로 쓰다시피 많이 수정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당시엔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있었기에 

민감했던 모양이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나는 김대중에 대해 

그닥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한 생각 또한 바뀌었다.
그의 햇볕정책이 한민족의 평화를 생각하는 

진정으로 뜻깊은 일인줄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또한,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위해 

40여 년 전에 이미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더더욱 놀라운건 

나중에 전두환이 정권을 잡은 뒤에 

박정희가 개발한 핵무기 정보를
모두 미국에 팔아치웠다는 사실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10. 26사태에 대해 

기존에 나왔던 많은 얘기들과 

다른 관점에서 우리에게 의문을 던지며
미스터리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나 역시 이미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접해왔었고, 

드라마 <제5공화국>을 재밌게 본터라
사건전말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서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관심도와 상관없이 

이 작가의 책은 참 잘 읽힌다. ^-^)
이 책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들이 공개되는데 

대략은 이렇다.

 

- 케네디와 박정희의 죽음에 묘하게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세계평화와 군축을 주장했던 케네디, 자주국방을 주장했던 박정희가 미국의 군부, 군산복합체, CIA 등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것이다.

- 김형욱의 미스테리한 실종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그의 죽음은 실은 도박빚을 갚지 않아서 마피아들의 손에 죽었다는 것이다.

 

 

결국, 10. 26사태는 박정희 대통령의 민족주의가

미국과 정면충돌하게 되면서

빚어진 비극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비극을 주도한 이는 

바로 미국의 정보,공작팀으로 그들은 애국심 강한 

김재규에게 '미국'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음을 믿게 했고,
거사를 실행한 김재규는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고 버려진다.
이어서 전두환의 육사11기를 통해 

어떠한 충돌도 없이 사태를 정리하게 만들고
마침내 1212를 묵인하고 

518을 지원하는 시나리오를 짰던 것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나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모르겠다.
그저 모든 것이 믿고 싶지않은 진실 같기만 하다.
이미 지나간 사건이니 어쩔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나온 역사를 되돌이켜보면서
앞으로의 세계정세,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조금은 의식있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 정부나 정치인은 군산복합체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소. 그들의 도움없이는 출세를 생각도 못하기 때문이오. 군산복합체는 재고를 처분해서 얻는 이익으로 새 무기를 개발해 내지. 미국의 군사력은 이런 메커니즘 위에서 유지되는 거요. 그러니 우리나라는 영원히 재고를 치워줄 운명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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