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에 소설가로 등단했다는
대작가 박완서의 소설
<친절한 복희씨>를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몇 년전 베스트셀러를 장식했던 작품이기도 한데
마침 단편이길래 부담없이 읽을수 있을거같아
출퇴근길에 읽었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이다보니
과연 어떤 건가하고
살짝 긴장하면서 책장을 열었다.
하지만 출퇴근길 어수선한 전철안이라선지
처음부터 나를 몰입시키지는 못했다.
은근 까다로운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은 아니었던것이다.
전반적으로 고풍스러운 느낌의 문체랄까?
삶의 연륜이 느껴지긴하나
좀은 답답한듯한 전개같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섬세하고 부드러운
작가의 글임에는 틀림없었다.
또, 작가가 재밌게 쓰려고 했다는 얘기처럼
잔잔한 웃음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최근 들어 황석영, 박완서 등 익히 유명하지만
그간 내가 읽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신선함은 좋았다.
연륜과 내공이 느껴지는 작가들인만큼
재미는 좀 떨어지더라도
확실히 뭔가 느끼게하는 바는 있는 듯하다.
그리고, 노년문학이라고 할만큼
각 단편들의 주인공들의 연령이 60대 이상이라
읽는 내내 노년의 삶을 상상하면서
읽게 되었던거같다.
이 책에 실린 단편중
가장 재밌었던걸 꼽으라고하면
아무래도 가장 드라마틱한 구조를 지닌
동명타이틀인 <친절한 복희씨>가 될거같다.
다음으로 <촛불 밝힌 식탁>이 재밌었는데
아들이 사는 아파트의 맞은편 동으로
이사온 노부부의 이야기인데
너무나도 현실적이면서
노부부의 심정이 공감가는 내용이라
기억에 남는다.
인상깊은 구절
사람들은 왜 아무것도 없는 데서
뭐가 생겨나는 것만 기적이라고 하는 걸까.
무에서 유가 되는게 기적이라면 유에서 무가 되는 것이
기적이 못 되란 법 없지 않을까.
잃어버린건 언젠가 엉뚱한 곳에서 나오기 마련이었다.
그럼 또 한번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기뻐하면 된다.
<거저나 마찬가지> 중에서
알아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받아들이는 일일것이다.
<촛불밝힌 식탁> 중에서
마치 내 팔자에 작은 옹달샘을 타고난 것처럼
먹을 만큼 퍼내면 그만큼 고이려니 하고 살아왔다.
<대범한 밥상> 중에서
나에겐 선택의 여지없이 자연스러웠던 일이
남들에겐 그렇게 부자연스러워 보였다는게 웃기지 않니.
<대범한 밥상> 중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진규 작가의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 후기 (1) | 2024.11.28 |
---|---|
소설 <7번 국도> 간단후기 _ 김연수 작가 (1) | 2024.11.24 |
황석영의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 후기 (1) | 2024.11.14 |
김연수, 김중혁의 대꾸 에세이 <대책없이 해피엔딩> 후기 (5) | 2024.11.10 |
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래> 후기 (1) | 2024.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