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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사라를 위한 변명 - 마광수 저 (후기 2)

by monozuki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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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사라를 위한 변명

저자: 마광수

출판사: 열음사(1994)

 

사라를 위한 변명
사라를 위한 변명

 

책 속의 인상 깊은 구절들

자신의 주체적 생각을 보류하고 한 집단이 가지고 있는 '힘'에 영합하여
이득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이 바로 집단주의이다.
집단주의에서 강조되는 것은 학연, 지연 등의 연줄이나 빽
또는 '보스'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심 등이다.
...그래서 '집단주의'의 조직사회에서는 이른바 '배반자'가 속출한다.
보스에 기대봤자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게 되면
서슴지 않고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 모든 집단 내부의 치사한 분규 또는 자잘한 '아귀다툼'들은
집단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개인적 소신보다 상하 간의 의리와 충성이 강조될 때 발생한다.
... 구성원 각자 모두가 '자유로운 혼자'가 되어...

 

'변절'은 자신의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도덕적인 절조를 배신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고,
'변덕'은 스스로의 자유로운 판단력에 의지하여
과거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계속 배워가는 것이요,
배움이 깊어질수록 생각의 굴절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문학통로가 지나치게 리얼리즘 일색이라서 그런지
소설이 갖는 상상적 허구성에 독자들이 전혀 익숙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랑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형태로서 온다.
그렇기때문에 모든 사랑은 말하자면
'짝사랑'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꼬시는 쪽이 꼬심을 당하는 쪽에 지극정성을 표시하는 방법은
대개 물질적인 '선물공세'일 경우가 많다.
거기에는 물론 정신적인 '사랑의 맹세'가 곁다리로 마땅히 따라붙게 되는 법이지만
꼬심을 당하는 쪽이 그 꼬심에 넘어가주는 척하게 되는 심리적 동기는
결국 물질적인 애정표시에 대한 '적당한 감동'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사랑은 결국 '상대방의 애정표시에 대한 적당한 굴복'이거나
'수단방법을 다해 상대방을 굴복시킴으로써 얻어지는 소유욕의 충족'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걸핏하면 윤리도덕을 내세워 사건의 본말을 흐려놓는
매스컴의 작태가 지극히 한심스러웠다.
... 생활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러한 어거지 장단에 어영부영 휩쓸려 들어가는
대다수 일반국민들의 비이성적이고 수구적(守舊的)인 정치감각이 통탄스러웠다.

 

버트런드 러셀은 <새 시대의 새 희망>이라는 저서에서
'광신'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말하는 광신은 종교적 광신만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광신과 도덕적 광신까지도 포함한다.
... 그는 이데올로기적 광신을 우선 인류가 타파해야 할 가장 큰 적으로 본다.
즉 공산주의에 대한 광신과 반(反) 공산주의에 대한 광신...

 

종교 가운데서도 특히 신비주의적이고 현실도피적인 종파들이 인기를 끄는데,
술이나 마약 못지않게 인간의 마음을 마비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종교는 아무래도 이성의 힘을 빌려야만 교리를 깨칠수있기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 그렇지만 사이비 종교가 갖는 항우울제로서의 역할 역시 일시적인 것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놀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단 어떤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상에 대해서
많은 비평가들은 마치 '뜨거운 감자'를 대하듯 적당히 넘어가 주기 때문이다.

 

모든 '획일화'에는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억압'이 따르게 마련이고,
그래서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폐쇄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양두구육'이란 머리는 양의 머리인데 고기는 개고기라는 뜻이니,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음흉하게 딴생각을 품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쉬운 말로 해서 겉과 속이 다른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기망양'은 여러 갈래 길에서 헤매다가 보면 양을 잃어버린다는 뜻이니
한 가지 목표를 정했으면 그것을 그대로 밀고 나가라는 말이다.
중도에서 헷갈려 우왕좌왕하다 보면 바라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
... 각자 하는 일에 있어 '다기망양'의 꼴이 되지 않고
'일기득양(一岐得羊)'의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신주의(物神主義)적 우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꼭 돈이나 권력 같은 것만은 아니다.
명예욕에 바탕을 둔 '지적(知的) 허영심'이나
문화적 귀족이 되고자 하는 '속물적 딜레탕티즘(Diletantism: 예술애호)'도
우상의 범주안에 들어간다.
... 문화란 결코 배부른 자의 기호품이나 완상물이 아니다.
예술 역시 그렇다.
...문화 또는 예술이 단지 호사가들의 여가선용과 문화적 허영심 충족을 위한
완상물로 전락할 때, 그 나라의 문화는 결국 퇴보할 수밖에 없다.
...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기조가 아직도 '양반문화'수준에 머물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마무리하며

마침내 이 책을 다 읽었다.

후반부엔 어쩜 작가자신의 편견이 많이 실려서 글이 쓰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내겐 많은 지식을 전해주었고 몰랐던 점에 대한 것까지도 알게 해 주었다.

나로서는 그가 그토록 외쳐대는 야한論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풀어갈 수 있다는 게 부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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