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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천명관 작가의 소설 <유쾌한 하녀 마리사> 후기

by monozuki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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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녀 마리사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의 아이러니'에 대한 유머러스한 보고서. <고래>의 작가 천명관의 첫 소설집으로, 작가의 데뷔작이자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인 <프랭크와 나>를 비롯, 지금까지 발표한 열한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고래>가 온갖 기담과 민담, 영화와 무협지 등을 그러모아 이야기의 장을 펼쳐 보임으로서, 소설의 서사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유도했다면, 이번 작품집에는 비교적 개연성과 핍진성, 리얼리티를 갖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여동생과 바람난 남편에게 유서를 남기고 독이 든 샴페인을 마시지만, '유쾌한 '하녀 마리사의 실수로 남편이 독이 든 와인을 마시고 죽게 되는 이야기인 표제작 <유쾌한 하녀 마리사>,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백수 남편이,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촌 프랭크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과 부딪치는 <프랭크와 나> 등 각각의 단편들은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의 아이러니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저자
천명관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2.01.25

 

유쾌한 하녀 마리사
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령화 가족>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

고른 책이 단편소설 <유쾌한 하녀 마리사>이다.
단편은 단편대로 

종합이야기 선물세트 같은 맛이 있어서 좋았다.
재밌게 읽었던 순서대로 

짧게나마 감상을 써보기로 한다.

 

프랭크와 나

여기 실린 단편중 가장 재밌게 읽었다.
천명관은 천상 이야기꾼이구나 싶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이야기 플롯에 감탄했고 

그래서 몰입해서 읽었다.
점입가경을 이루는 드라마틱한 전개 또한 좋았고
나중에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까 궁금했었는데
해피엔딩으로 끝나 므흣한 느낌을 들게 해 주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인 '나'와 

남편이 '프랭크'란 인물로 인해
그들의 평온한 삶이 파란만장해진다는 게 

꽤나 설득력있게 와닿았다.

 

" 랍스터가 커다란 집게발로 우리의 행복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었다. "

 

여기에 등장하는 '프랭크'란 인물들은
이들 부부에겐 그야말로 랍스터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二十歲

20세... 스무 살이란 나이는 그때 당시엔 모르지만
지나고 보면 묘한 설레임을 던져주는 무채색의 나이인 거 같다.
아무런 의욕도 없이 무기력하게 사는 

스무 살 주인공의 삶과 다방여종업원과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충분히 공감 가는 시대배경과 스무 살의 감정을 통해
읽는 내내 나의 스무 살때를 떠올리게해서 

이 단편은 인상적이었다.

 

" 사실, 스무살 나이엔 아무것도 절실한 게 없다.
그것은 젊음이라는 빛나는 재산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욕망이 구체화된 나이가 아니기 때문 일 것이다. "

 

자동차 없는 인생

뚜벅이인 내게 참으로 주인공의 마음이 공감 같다.

" 차, 있으시죠? "

 

13홀

일단 소재가 신선해서 좋았다.
13홀 연못에 빠진 골프공을 주워 팔아 

축구공을 사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남자아이들 간의 권력다툼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도 마지막 반전이 기막힌 작품이었다.


프랑스혁명사

토머스 칼라일의 원고에 강한 질투를 느낀 존은 

그의 하녀가 실수로 불쏘시개로

원고를 불태워버리자 

당혹감의 이면에 묘한 쾌감을 느낀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인데 

작가의 현학적인 서술에 다소 지루하긴 했지만, 

하녀가 토머스의 원고를

불쏘시개로 태워버리는 과정의 긴장감이 

이 단편의 묘미라 끝까지 읽게 되었다.

 

 

 

 

 

 


유쾌한 하녀 마리사

동명타이틀이지만 편지형식이다 보니

다소 지루했다.
물론 자신의 남편을 여동생에게 뺏긴 

여자의 감정을 잘 묘사했지만 말이다.
루즈한 전개 끝에 만나는 반전의 맛은 짜릿했다.


비행기

50대 드라마작가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라 

중편에 가까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잘 읽었다. 

작가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여자의 감성을 잘 표현했는지 놀랄 따름이다.
그러면서도 학교동창의 자살이유를 알아가는 

미스터리 기법까지...
50대의 삶이란 이런 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지극히 현실적인 작품 같았다.


 세일링

성묘를 가던 길에 대서는 아내인 숙영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게 되면서
안전하다고 믿었던 가족관계에 금이 가고

대서는 안갯속에서 표류하는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랄까.

 

" 그는 말하자면, 행복해지길 원하기보다는
단지 불행해지는 게 두려운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

 

농장의 일요일

 

두 부부의 농장파티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삶과

잊고 있었던 향수 어린 추억을
반추해 보는 이야기랄까.


숟가락아, 구부러져라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무능력한 남편의 이야기를 그렸다.


더 멋진 인생을 위해

마치 외화를 보는듯한 외국배경과 외국인물들.
작가의 참신한 시도인가?
하지만, 이게 영화면 모르겠는데 

활자로 읽으니 그닥 재밌지가 않았다.
물론 엉성한 번역서를 보는 느낌도 아닌데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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