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감독, 최우식 주연의 영화 <거인>을 봤다.
이 감독은 영화 <만추> <가족의 탄생>을
만든 이가 아닌
영화 <복무태만> <인생은 새옹지마> 등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니 헷갈리면 안된다.
이 영화는 2014년에 개봉된 작품인데
당시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아
신인감독상, 신인배우상을 휩쓸었다.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으로 잘 알려졌지만
그가 유명해지기 전에 찍은 작품이고
생각(?)보다 연기를 넘 잘해서 놀랐다.
영화 <거인>은 자식들을 책임질 줄 모르는 부모 곁을 떠나
보호시설인 그룹홈에서 자란 열일곱 ‘영재’(최우식)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시설을 나가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집으로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신부가 될 모범생처럼 살갑게 굴며 지내지만,
남몰래 후원물품을 훔쳐 팔기도 하고,
거짓말로 친구를 배신하며 하루하루 버텨나간다.
눈칫밥 먹으며 살기 바쁜 어느 날,
‘영재’에게 아버지가 찾아오고
자신에게 동생마저 떠맡기려는 아버지로 인해
‘영재’는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를 폭발하며
극적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어딘가에 몸담고 속해있지만
사실 어디에도 안식할 곳 없는 소년의 외로움도 느껴지고
무책임한 부모로 인해 자기가 속한 곳에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안간힘을 쓰고 순응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불안정한 집안 형편으로 인해 탈선을 하기 쉬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영재는 바르게 살려고 애쓰며 선을 넘지는 않는다.
물론 그가 도둑질을 하거나 친구를 배신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한창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그는 날것의 생존현장에 내던져져
살기 위해 하루하루가 사투의 연속이다.
자의든 타의든 집을 떠나 살게 된 청소년들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실감하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최우식의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수 없다.
그에게는 묘하게 선과 악이 공존한다.
그래서 살기위해 주위 사람들에겐 선함을 베풀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도나 거짓말을 하면서 악을 행하기도 한다.
선과 악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니
영화에 몰입하면서 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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