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은 단막극에 출연하던
무명시절부터 지켜봐 온 배우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그의 죽음은 안타깝다.
예전에 봤던 그의 영화를 돌아보며
추모의 시간을 가져본다.
영화 <파주>
감독: 박찬옥
출연: 이선균, 서우, 심이영, 김보경
줄거리
여행을 마친 최은모가 고향으로 돌아와 사고로 돌아가신 언니의 남편, 김중식이 자신에게 보험금을 남겨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모는 자신이 중식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두려움에 그를 떠나게 되지만, 3년 후 돌아와 중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둘의 관계와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파주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시작부터 안개가 자욱한 파주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 안개는 파주가 안개의 도시인 것도 있지만
이선균과 서우의 사랑이 안개처럼
눈에 확연히 잡히지않으면서도
스멀스멀 스며듦을 묘사한 거 같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박찬옥 감독이 과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는가였다.
마치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안개처럼 명확히 잡히지 않았다.
나중에 서우를 사랑했노라고
고백하는 이선균의 대사에서
미리 그의 감정이 충분히 묘사되었더라면
좀 더 설득력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이선균의 재개발 저지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산참사를 떠올렸는데 감독이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서우라는 배우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기대된다.
화면에 정말 이쁘게 나오고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 같다.
박찬욱 감독이 '괴물'이라고 했을 만큼
칭찬한 배우니 그녀를 지켜보기로 하자.
어쨌거나 보고 나서도 좀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영화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출연: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 서영화
줄거리
영화과 학생 옥희 역할의 정유미, 영화 강사 진구 역할의 이선균, 그리고 영화감독 송감독 역할의 문성근. 이들은 네 가지 이야기에서 등장하며 서로 다른 이야기와 관계를 형성하면서 한 겨울에 만들어지는 특별한 정서를 통해 이야기들을 하나로 연결한다.
이선균, 정유미가 출연하고
홍상수 감독이 만든 영화 <옥희의 영화>를 봤다.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에서 만나는 이선균이 너무 기대됐다.
물론 이전에 본 영화 <첩첩산중>에서
이선균-문성근-정유미를 만나긴했지만말이다.
정유미로 말할것같으면
홍상수 작품에 잘 매칭되는 배우중 하나랄까?
영화속에 잘 녹아나는 인물같았다.
이 영화는
'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그리고, '옥희의 영화'
4개의 단편으로 이뤄졌다.
'주문을 외울 날'에서는 지식인의 아이러니를,
'키스 왕'에서는 한 순진한 청년의 열정을 느낄수 있었는데
이선균의 실제 나이에 비해 영하게 나오는데 어색함이 없었다.
그가 단막극에 잘 어울리는 배우답게 이 영화에도 딱! 이다.
둘의 키스신 은근히 야릇하다.
아니 정말 키스왕처럼 보인다. ㅋㅋㅋ
'폭설후'는 문성근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아이러니컬한 지식인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해낸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건 폭설을 헤치고
수업에 온 이선균과 정유미와 나누는 대화다.
선문답같은 대화가 내게도 질문을 던지는거같기도 하고
뭔가 생각하는 시간을 줘서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동명타이틀인 '옥희의 영화'는 넘 잼있었다.
젊은 남자와 늙은 남자와의 산행 체험기랄까?
이런 새로운 시도가 난 맘에 든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이광수
줄거리
불평과 독설로 남편을 괴롭히는 아내 정인과 이혼을 결심한 남편 두현. 아내를 떠나게 하기 위해 비범한 능력을 가진 카사노바 성기를 만나 마지막 여자로 정인을 유혹하는 이야기. 두현은 성기에게 도움을 청하며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된다.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올만에 찾은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맑고 순수한 이미지의 임수정이
이 영화에서 제대로 망가지고 까칠하게 나온다.
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매력적이다.
그런 아내와의 이혼을 꿈꾸며
이선균은 갖은 방법으로
그녀에게서 벗어나고자 발악(?)을 하고
마지막 카드로 카사노바 류승룡을 내세운다.
'아내 꼬시기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류승룡은
완벽한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
영화에 힘을 실어주며 깨알 같은 재미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나는 영화 속 류승룡을 보며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 나왔던 하비에르 바르뎀을 떠올렸다.
혹시 그를 벤치마킹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미지적으로 비슷했지만 국산형 카사노바로 잘 승화시킨듯하다.
어떻게 보면 자기 아내와 이혼하고자
다른 남자를 끌어들인다는 내용이 다소 황당하지만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현실과 환타지적 요소를 잘 배합하여
우리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류승룡의 다소 오버스럽고 닭살스럽지만
본인은 진지한 모습에서 나는 수시로 빵빵 터졌다.
영화는 서로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해피하게 마무리된다.
모처럼 로맨틱 코미디다운 영화를 봐서 뿌듯했다.
영화 초반, 임수정과 이선균의 연애과정을
스냅숏으로 찍은 장면은 완전 화보여서 부러웠다.
이선균은 결혼 후 더욱 빛이 나고 연기에 물이 오른듯하다.
그리고, 임수정의 도자기 피부는 나이를 무색게 했고
섹시한 빨간 드레스가 무척이나 도발적이었다.
류승룡의 기존 이미지에서는
도저히 카사노바를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너무나도 잘 소화해 내서
영화의 절반의 성공은 그의 덕이 아닌가 싶다.
재밌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강추한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
감독: 김정훈
출연: 이선균, 최강희, 오정세, 류현경
줄거리
‘뒤끝작렬’ 성인만화가 정배와 ‘허세작렬’ 섹스칼럼니스트 다림이 만나, 1억 3천 상금이 걸린 성인만화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지만, 지루한 스토리와 사고끼로 인해 힘들게 노력하며 완성을 위해 헤매는 이야기. 마감일까지 성인만화를 완성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
요즘 물오른 이선균과 최강희 콤비가 만들어내는
사랑얘기가 궁금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빈티지스러운 멋을 내는 이선균,
만화가로 제대로 변신해 주셨다.
최강희는 이 영화에서도
그녀 특유의 4차원적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그닥 식상하지는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치고는 대사빨이 좀 약하고
이들 둘의 감정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조금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이들 둘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므흣한 영화였다.
이선균의 작업실로 나오는 공간이 쬐끔 마음에 든다.
영화상으로는 만화가란 직업이 자유롭고 멋져 보이지만
실상은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남일 같으면서도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드라마 쪽뿐만이 아니라 만화가로서도 등단하고,
스토리작가로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았다.
끝으로, 조연으로 나온 오정세와
류현경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는데
앞으로 이들의 활약도 두고 볼 만할 듯.
영화 체포왕
감독: 임찬익
출연: 박중훈, 이선균, 이성민, 김정태
줄거리
마포서와 서대문서는 실적 1위를 다투는 경쟁을 벌이고, 마포서 팀장 황재성과 서대문서 팀장 정의찬은 '올해의 체포왕' 타이틀을 향해 경쟁한다. 잡기만 하면 실적을 엎어버릴 수 있는 '마포 발바리 사건'이 일어나고, 2주의 시간 안에 체포왕이 되기 위해 경쟁이 전개된다. 누가 이 경쟁에서 이기고 체포왕이 될 수 있을까요?
박중훈과 이선균의 조합이라...
둘 다 괜찮게 생각하는 배우들인지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영화가 어떨지 몹시 궁금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쁘지는 않았다.
큰 흥행은 없더라도 기본적인 관객몰이와
평균이상의 평점은 보장되는 영화였달까?
이 영화는 마포 경찰서와 서대문 경찰서의 대립을
경찰의 성과주의를 통해 비틀어보인 영화로,
경찰계를 희화화한듯 다소 오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오락적인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골목길 추격씬이 많았는데
골목길 장소 섭외의 최고봉을 보여주듯
어떻게 이런 장소를 물색해서 찍었는지 감탄하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 초반의 어수선함과 산만함때문에
영화가 그닥 짜임새 있지는 못했다.
영화 후반부엔 성폭행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을 통한
범인검거라는 훈훈한 마무리이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저런 상황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결말을 위한 결말을 만들어낸 느낌이 들었다.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는 이선균의 형사역할도 좋았고
김정태와 임원희의 미친 존재감도 좋았다.
그러나, 박중훈의 연기는 이상하게 너무 답답했다.
뭔가 틀에 박힌 느낌과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투캅스>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익히 형사역을 맡아왔었기에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나름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려고 한 것 같기도 한데
그닥 와닿지 않았다.
성과주의에 집착하던 그가
어느새 인간적인 경찰로 변모하는 모습을 그리는 데 있어서
설득력이 좀 떨어진달까?
그가 그간 영화계에서 쌓아온 경력에 비하면
그의 연기력은 의외로 폭넓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김명민, 황정민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기엔
박중훈이란 배우가 뭔가 강박적이고
결벽적인 아집이 있어 보였다.
유재선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 공포스릴러 영화 <잠> 후기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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