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의 첫 감독 데뷔작이자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출연의
영화 <미성년>을 봤다.
바람을 피운 김윤석을 중심으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언뜻 막장드라마 같지만
영화의 내용보다는 막장같은 상황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생각과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흥미로울듯 하다.
영화 <미성년>에 담긴
'미성년'의 의미는 두가지인듯하다.
미성년자이지만 어른같은 두 딸과
성년이 되지 못한 미성숙한 '미성년'인
어른들을 그리고 있는거 같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찌질한 어른과 성숙한 미성년의 이야기랄까.
생각해 보면 재밌는 게
현실 속에서도 부모가 철이 없으면
자식은 어른스러운 경향이 있다.
철딱서니 없는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만드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김윤석은 영화 <미성년>에서
가장 찌질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사고 치고 문제를 회피하는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준다.
김소진은 김윤석과 바람나는 상대로 나오는데
가족보다는 사랑이 우선인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윈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로 사는 캐릭터다.
부모라고 해서 꼭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 준다.
물론 제멋대로 사는 만큼 그 대가는 치러야 하지만.
염정아는 김윤석의 아내로 나오는데
김윤석, 김소진의 불륜을 알게 된 후
가장 속 끓이는 사람이다.
분노, 죄책감, 미움, 이해 등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를 하느라
마음이 가장 바쁜 사람이랄까.
영화 <미성년>은 사실 성인 연기자들보다
박세진(김소진 딸), 김혜준(염정아 딸)
이 두 딸이 영화전체를
이끌어간다고 해야 할 거 같다.
그들은 열렬히 분노하고 격렬히 부딪히고
서서히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 가고
이윽고 화해에 이르게 된다.
그것이 어른들의 삶이란 걸
두 미성년이 몸소 갈등을 겪어가며
우리들에게 알려준달까.
부모의 잘못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간 게 신선했던거같다.
물론 현실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설정과
결말이라는 점도 수긍이 가지만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닌 사람과
미성년이지만 미성년이 아닌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팩트니깐.
영화 <미성년>을 보면서
의외의 잔재미가 있었는데
바로 조연들의 출연이었다.
이희준은 김소진의 남편으로 나오는데
철없는 어른 한 명 추가된다.
짧지만 놈팽이 아빠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정은은 지방 현지인 같은 외모와 말투로
방파제 근처에 사는 아낙네 연기를 하는데
넘 웃겼다. ㅋㅋㅋ
염혜란과 정이랑
두 사람은 영화에서 모녀지간으로 나오는데
정말이지 둘이 넘 닮아서 진짜 가족 같았다.
'Movie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승완 감독 & 김혜수, 염정아 출연의 영화 <밀수> 후기 (1) | 2024.08.25 |
---|---|
봉준호 감독, 안서현 & 틸다 스윈튼 주연의 영화 <옥자> 후기 (0) | 2024.08.23 |
영화 <행복의 나라> 후기, 기본정보, 줄거리, 명대사|조정석, 故 이선균, 유재명 출연 & 추창민 감독 (0) | 2024.08.15 |
김옥빈, 신하균 출연 영화 <악녀> 후기 (0) | 2024.08.13 |
최민식, 이하늬, 박신혜|정지우 감독의 영화 <침묵> 후기 (0) | 2024.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