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최동훈 감독과 함께
내가 꼭 챙겨보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듣기로는 이 영화가 엄청나게 잔인하 다해서
나름 각오(?)를 하고 보았는데 역시나 버겁긴 했다.
게다가 한밤중에 이 영화를 봤으니
보고 난 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땐
꿈자리라도 사납지 않을까 했지만
엔딩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불꽃 연기의 여운이 더 강하고,
유혈이 낭자한 영화와 차원이 다르다 보니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최민식 vs 이병헌, 광기의 대결
음... 뭐랄까.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정말이지 '영화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절제된 대사와 최민식, 이병헌 두 배우의
카리스마 연기를 통해 보여주는 영상연출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천호진의 대사처럼
이 영화는 짐승(악마) 같은 놈을 상대하다가
짐승(악마)이 되어버리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의 연기야 이미 인정한 바 있지만
다시금 이 작품에서 빛을 발하고 있고,
최민식은 말해 뭐 해... 였다.
사이코패스로 완전 변신한 그의 모습에 감탄과 함께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개고생 했을 거 같아
무척이나 안쓰럽기도 했었다.
영화를 보면서 이건 박찬욱의 복수 시리즈와 다른
김지운식 복수극이라는 측면을 염두에 두고 봤는데
박찬욱보다는 좀 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아이러니성이 돋보였다.
사이코패스는 분명 최민식인데
영화를 보다 보면 오히려 이병헌이 사이코패스 같다.
그리고, 이제 그만하면 됐지 않냐 하는 시점에서부터
이 두 사람은 마치 게임을 벌이듯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긴장감 또한 높아져간다.
김지운 감독의 메시지
모든 것이 끝나 보이는 지점에서
과연 김지운 감독은 끝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복수는 끝이 난다.
어쩌면 최민식의 대사처럼
이 게임의 승자는 이미 결정지어졌는지도 모른다.
어떤 고통도 슬픔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 게임이라니...
무모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피해자의 분노와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영화는 정말 억울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들의 분노를
대리만족시켜 주기에 충분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또한, 나는 김지운식 유머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도 간간이 보여 혼자 피식 웃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 영화, 작품적으로도 높이 평가하고 싶은데
잔인함 때문인지 평점은 비교적 낮다.
남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정말 괜찮게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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