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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2회

by monozuki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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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장창~
우다다의 몸이 벽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그 충격으로 온몸의 키캡들이 분리되어
바닥에 우수수 떨어졌다.
그것은 엄정연의 짓이었다.
- 왜 그랬어!!!
타닥탁은 엄정연이 조민아를 향해 몹시 떨리지만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이 일이 터지기 3일 전의 일이다.
타닥탁은 엄정연이 회사동료인 ㄱ과 

메신저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고
자신의 몸 위에서 덜덜 떨고 있는 손길이 느껴졌다.
이날 이후로 타닥탁은 

엄정연이 일하다 말고 한숨을 쉬거나
관자놀이에 검지를 갖다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했는데
그건 엄정연이 무언가에 꽂혀있다는 뜻이었다.


우다다~ 우다다~ 우다다~
언제나 그렇듯 조민아의 파워풀 타이핑은 

사무실 가득 쩌렁쩌렁한 소리를 쏟아냈고
그럴수록 엄정연의 검지가 

관자놀이에 머무는 날이 잦아졌다.
타닥탁은 평소와 다른 엄정연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하루는 #소음적은 #키보드 #키스킨을 

계속해서 두드려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정연은 다짜고짜 우다다에게 키스킨을 씌웠다.
- 언니 물어보지도 않고 이러는 게 어딨어요?
- 키보드 소리땜에. 일에 집중이 안돼.
갑자기 봉변을 당한 우다다도 황당했다.
자신을 덮고 있는 이 실리콘 덮개가 

너무 숨 막히고 갑갑했다.
엄정연의 무례함에 울그락불그락 

표정이 일그러진 조민아는
급기야 그 키스킨을 짜증스럽게 벗겨버렸다.
- 뭐하는 짓이야?
엄정연도 화가 나서 

다시 우다다에게 그것을 덮어씌웠다.
- 언니야말로 뭐 하는 거예요?
조민아는 또다시 덮개를 걷어냈다.
- 시끄러워 견딜수가 없다구!!!
엄정연도 질세라 키스킨을 뺏으려 잡아당기다가 

그만 찢어져버렸다.
- 와~ 또라이네.
- 그래! 나 또라이야!
엄정연은 우다다를 집어들어 

사무실 벽을 향해 힘껏 집어던졌다.
- 왜 이래요, 정말!
- 넌 나한테 왜 그랬어!!!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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