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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뉴욕에서 예술 찾기> 후기: 뉴욕 미술관, 갤러리 관람포인트 - 조이한 저

by monozuki 2025. 3. 5.
koenjazh-TW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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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예술찾기
뉴욕에서 예술찾기


비 오는 일요일 오후, 커피 한잔 마시며 우아하게 책 읽기 좋은 날이었다. 그간 책장에 고이 모셔뒀던 이 책을 이제야 꺼내 들게 되었다. 이 책은 미술사가인 저자의 전문적인 지식과 디테일한 묘사가 곁들여져 읽는 내내 뉴욕의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언젠가 나도 이 뉴욕 미술관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꿈틀거리게 했다.


이 책은 뉴욕에 소재하는 유명 미술관 8군데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갤러리들에 대한 소개로 

총 9장으로 나뉘어져있다.
각장 끄트머리마다 뉴욕에 관한 

다양한 실생활 정보를 싣고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막연하게 가지게 되는 

뉴욕에 대한 환상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깨몽 시키기도 한다.
그런 내게 뉴욕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려주는 대목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텅 빈 욕망의 상자 같은 '뉴요커'라는 기표에 세련됨, 쿨함, 시크함 같은 의미를 채워 넣고,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시민이라는 거부하기 힘든 언술로 그 상자를 단단히 묶는다. 뉴욕과 뉴요커는 멋있어서 욕망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욕망하기 때문에 더 멋있게 재현된다.」

- 탁선호의 <너 자신의 뉴욕을 소비하라> 중에서 -

 

그리고, 책에 따르면 뉴욕이 예술의 중심지가 된 배경에는

2차대전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정책으로 

많은 유럽의 예술가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 중 마르크 샤갈은 이런 말로 

뉴욕에서 예술활동할수 있음을 기뻐하고 감사했다.

 

" 나는 내 그림속에서 꿈을 창조한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왔습니다.
아아, 나는 결코 그 꿈들을 내 인생에 옮겨 심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뉴욕에 도착한 것은 꿈이 아닐까요? 
그리고 뉴욕 그 자체가 놀라운 꿈이 아닐까요? "

 

아마 전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가 없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샤갈의 작품을 만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내가 만약 이 미술관들을 찾게 된다면 

챙겨보고 싶은 체크포인트 작품과
반드시! 꼭! 보고 싶은 

관람포인트 작품을 꼽아보며 

감상평을 마무리할까 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메트'라는 애칭을 가진 미술관으로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는 곳.
☞ 체크포인트: 추상화가 잭슨 폴록의 작품과 극사실주의 화가 척 클로스의 사진 같은 그림을 볼 수 있다고 함.
관람포인트: 이 챕터에서는 여류화가 조지아 오키프에 대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소개되고 있는데
그만큼 이 미술관에는 그녀의 작품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리스, 백합 같은 꽃그림을 주로 그렸는데 이 책에 소개된 <검은 아이리스 III>가 신비롭고도 오묘한 느낌을 주어 인상적이었다.

검은 아이리스 III
검은 아이리스 III

 

뉴욕 현대미술관 

☞ '모마(MoMA)'라는 애칭을 가진 미술관으로 세계 3대 현대미술관중 하나.
☞ 체크포인트: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캠벨수프> 시리즈 다수를 볼수있음.
관람포인트: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제프 쿤스'라는 작가는 앤디 워홀을 잇는 차세대 팝아티스트로, 현대미술 작가 중에서 작품가액이 최고가로 유명하다고 함.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 흥미를 유발시키는 작품이 많다고 하는데 이곳에 가게 되면 <매달린 심장(Hanging Heart)>을 가장 먼저 보고 싶다.

매달린 심장
매달린 심장

프릭 컬렉션 

☞ 뉴욕 미술관의 진주라 불림. 대부호 프릭의 개인사저가 미술관이 됨.
☞ 체크포인트: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비롯, 마네, 드가, 터너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함.
관람포인트: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재밌게 읽으면서 베르메르의 작품세계에 눈을 뜬 나로서는 이 곳에 전시되어 있다는 <여주인과 하녀>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더불어 이 미술관에서 빛의 화가라 불리는 렘브란트와 베르메르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다. 이 책에 따르면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두 화가 모두 빛을 다뤄 혼동하기 쉽지만 전혀 다르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빛은 환상적이다. 그것은 인물을 감싸지 않는다. 인물을 몽환속에서 후광처럼 밝힌다. 색에 광채를 주지도 재질감을 도드라지게 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반사광이다.
(중략)
베르메르의 작품에서 빛은 야외의 신선함과 맑은 하늘의 청명함과 그윽한 숨결을 실내로 끌어들이며,
오직 반짝이게 하려고 색채를 건드리고, 재질을 더욱 도드라지고 부드럽게 한다. 즉 황홀한 도취로 퍼질 뿐이다. "

 

여주인과 하녀
여주인과 하녀

 

브루클린 미술관 

☞ '뉴욕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미술관'으로 흑인미술, 여성작가, 퀴어미술 등을 전시하는 미술관.
☞ 체크포인트: 나이지리아 출신의 영국 작가 잉카 쇼니바레의 아름답고 기괴한 작품을 감상할수 있음.
관람포인트: 이곳에는 페미니즘 미술가인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와의 특별한 만남이 준비되어 있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 미술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역사 속의 여성 인물들(조지아 오키프, 사포, 버지니아 울프, 제인 오스틴 등)의 식탁으로 꾸며져 있는데 식탁 위의 접시 형상이 여성 성기를 떠올리게 해서 외설적인 비난을 받았다고도 하니 더욱 알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 풍긴다.

디너파티
디너파티
디너파티
버지니아 울프의 식탁

 

휘트니 미술관 

☞ 휘트니 비엔날레,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두루 알수있는 특별 기획전 등이 열리는 곳.
관람포인트: 이곳에서는 대도시의 고독을 주로 그린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다수 만날 수 있는데 그는 우울하고 스산하고 창백한 대도시의 풍경들과 대조되는 환한 빛을 통해 외로운 도시인의 삶을 작품으로 잘 표현했다고 한다. 그 중 <햇빛 속의 여인>이란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고 하니 직접 작품과 마주하며 화가의 시선으로 냉정하고 침착하게 그린 고립, 허무, 절망감이 녹아있는 '무의식의 리얼리즘' 세계에 빠져보고 싶다.

햇빛속의 여인
햇빛속의 여인

 

 

 
뉴욕에서 예술 찾기
깐깐한 미술사학자 조이한의 느긋한 뉴욕 예술 스케치 『뉴욕에서 예술 찾기』. 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의 예술에 대한 에세이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뿐 아니라 미술계의 소수자로 여겨지는 여성작가들 조지아 오키프, 주디 시카고, 루이스 부르주아 등의 작품세계를 미술사에서 제대로 주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미술관가 작가, 작품 등을 깊게 파고들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서양미술사를 통째로 쓸 수 있을 만큼의
저자
조이한
출판
현암사
출판일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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