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수 작가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2012년 가을에 나온 단편소설집이다.
여기에는 작가가 황순원문학상을 받게 된
<달로 간 코미디언>이 있어서
무척이나 내용이 궁금했었다.
이차저차 하다보니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새삼 느끼는거지만 작가의 책은 내 코드가 아니었다.
많이 대중스러워졌지만
걔 중에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활자를 따라 읽는다고 책을 읽었다고는 할 수 없듯이
스토리는 알겠지만 작가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명확히 잡히지않을때도 있다.
작가의 박학다식함,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사고가 엿보이고
또, 과거 또는 시대를 반영하는 사건들을
교묘하게 이야기로 엮어 녹아내려서
작가의 주장을 펼쳐내는 수법이
김연수 작가의 소설 스타일이라 보인다.
9편의 단편중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잘 와닿았던 건
<내겐 휴가가 필요해>란 작품이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면서
미스터리 수법을 이용해
시국시절 고문을 담당했던
형사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형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얘기하고자
도서관의 모든 책들을 뒤적여보지만
자신의 잘못만이 드러나게 된다.
언제나 피해자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얘기는 많지만
가해자의 입장에서 그려진 얘기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가해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되고
어쩌면 그 누구도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저 그런 시대를 살았던게 슬플 뿐...
<달로 간 코미디언>은 80년대 한물간
코미디언인 안복남의 딸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인데
'고통'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는
주인공인 작가가 점자도서관을 찾아가
시각장애인을 통해 감각적 고통에 대한 이야기,
시력을 잃어감으로써
하나의 세계가 붕괴되어 버린다는
존재론적, 인식론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사실감있게 풀어놓고 있어서
제목과 달리 실상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만큼 생각거리가 많은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책 끝에는 작가만큼이나
평론가가 어렵게 해설을 늘어놓는 대목이 있다.
소설이란 게 그냥 재밌으면 되는 거 아닌가?
라는 말을 무색케할정도로
심오(?)하게 분석해놓고 있다.
그 부분을 먼저 읽고서
소설을 읽을라치면 읽기 싫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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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김연수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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