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석제의
단편소설에 홀릭해있기에
<인간적이다>를 읽을 생각에
은근한 설렘이 있었다.
타고난 이야기꾼같은 작가가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나를 즐겁게 해줄려나...
근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단편소설이긴하지만 초단편 소설로
주변에서 들은, 또는 작가가 경험한 일들의 단초를
조금 뻥튀기한 너무 가벼운 이야기들의 모음이었다.
그래서 요전에 읽었던 작품만큼의
완성도는 떨어진다고할까?
게다가 좀은 산문적인 글도 있어서
소설인지 산문집인지 살짝 헷갈렸다.
또, 그의 작품을 자주 접하니
소재의 한계도 보인달까?
단골로 등장하는 산이라든가
이등변 삼각형을 이루는 친구간의 여행 등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가 보여
패턴이 단조로운 느낌도 살짝 들었다.
또,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서 읽었던
단편 두 편이 그대로 실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만발한 문장으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내가 뽑은 단편 베스트 3
1.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책
: 사랑과 연애의 기술비법이 담긴 책을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않을 것같은
제목과 표지로 발간하여
일찌감치 절판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데
난 흥미로웠다.
운명을 달리한 책의 운명은 안됐지만
커버속 진짜 커버가 있다는
반전있는 책이라는 설정이 좋다.
2. 우리는 네가 한일을 다 알고 있다.
: 장편소설을 쓰러 한 시골마을로 들어간 주인공이
마을 노인들의 감시를 받게되고,
급기야 꼬장한 논주인의 논을 훼손해
이를 입막음하기위해 뇌물을 받친다는 얘긴데,
흡사 이끼를 연상케하는
폐쇄적이면서도 결속력있는
마을주민과 이방인의 모습을 잘 그려 흥미로웠다.
3. 홀린 사람
: 멧돼지 사냥하러 산에 들어갔다가
밤송이 숫자만 세고 온 사람의 이야기.
멧돼지잡으러 갔다가 결론을 잡았다는...
책속으로
심심해서 떠나온 그에게 자연산 심심함이 눈송이처럼 내려 쌓이고 있었다.
그놈의 문자메시지, 낮에는 대출받으라고 하고 초저녁에는 대리운전을 권유하고
한밤중에는 비아그라를 권하더니 야밤에는 도박이라.
...구세주처럼 동방박사처럼 산타클로스처럼...식당에 들어섰다.
너희의 미래는 지금 너희가 되기를 열망하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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