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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의 에세이인
<아불류 시불류: 이외수의 비상법>을 읽었다.
제목인 아불류 시불류(我不流 時不流)는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외수 작가의 촌철살인적 문구는
언제나 스쳐 읽게 하지 않는다.
그 짧은 문장을 탄생시키기위해
고민했을 고뇌가 느껴진다.
짧지만 몇번이고 곱씹게 되고,
때로는 풋~하는 웃음을 내뿜게 되는
삶의 유머가 있어서 참 좋다.
그리고, 저자의 책을 읽을때마다
잊고 있었던 감성을 되찾는 기분이 든다.
또한,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흐트러졌던 나의 마음을 다잡게도 한다.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현재진행형일 때는
서로가 상대에게 애인으로 존재하게 되지만,
과거완료형일 때는
서로가 상대에게 죄인으로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랴.
죄인이 되는 것이 겁나서
이 흐린 세상을 사랑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믿음은 마음에서 만들어지고
오해는 머리에서 만들어진다.
바로 앞에서 마주 보고 있어도
천리나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리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앞에서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대가 생각하는 사람과
그대 사이의 간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당신의 사랑이
자주 흔들리는 이유는
그것이 진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에 의해 가해지는 매질은
때리는 사람 쪽이 훨씬 더 아프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을 위한
또 다른 시도에 불과하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갈수록 멀어지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고
갈수록 가까워지는 이를
굳이 막지도 않겠네.
인간사 모두 인연에 맡기고 살면
속 썩을 일 하나도 없는 것을.
아프지 않아도 사랑이 아니며
슬프지 않아도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황홀하다거나
달콤하다고는 생각지 말라.
그것은 사랑이 시작될 무렵
아주 잠깐동안 콩깍지와 함께
머무르는 환상에 불과하다.
없으면 창조하라.
운명도 자신이 만들고
인연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이런 날, 눈 많이 내렸다,
못 견디게 네가 보고 싶었다,
라고 엽서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당신을 버리고 떠난 사람이라면
굳이 엽서를 보낼 필요는 없겠지요.
그럴 때, 사랑은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간직하는 것이지요.
작별 끝에 날이 갈수록
아픔이 희미해지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날이 갈수록 아픔이 선명해지는 인간이 있다.
전자는 괴로운 기억을 많이 남긴 인간이고
후자는 즐거운 기억을 많이 남긴 인간이다.
하지만 전자든 후자든 작별할 때 아프기는 마찬가지.
세상 그 어디에도 기쁨과 행복만을
가져다주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은
언제나 그 크기와 깊이에 비례하는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인생에 대하여...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씩 돋아난다면
당신 때문에 생겨난 밤하늘의 별은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설마 한 개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없겠지요.
파리가 먼지에게 물었다.
넌 날개도 없는데
어쩜 힘 하나 안 들이고
그토록 우아하게 날 수가 있니.
먼지가 대답했다.
다 버리고 점 하나로 남으면 돼.
돈이 그대에게 오도록 만들고 싶은가.
그러면 사람이 먼저 그대에게 오도록 만들어라.
사람을 곁에 머무르게 만들 수없다면
어찌 돈을 곁에 머무르게 만들 수 있겠는가.
시를 알려고 애쓰지 말라.
시는 알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예술이 아니라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예술이다.
지구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우주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물론 사람들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인생 전체가
봄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불행해진다.
냉각된 사이다같이
시리고 청량한 감성마을 아침공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허파가 투명해지는 느낌입니다.
나태라는 놈이 나이를 먹으면
무능력, 무일푼, 무개념으로
삼단변신이 가능해진다.
당신이 만약 작가라면,
작품과의 싸움이 더 힘들까요
현실과의 싸움이 더 힘들까요.
하찮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면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성품을 가질 수가 없다.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성품을 가질 수 없다면
그는 한낱 걸어 다니는
욕망 덩어리에 불과하다.
매미가 날개를 가지기 위해
칠 년 동안을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았다는 사실에는 경탄하면서
대부분 자신이 칠 년을 바쳐
날개를 가질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토록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애벌레 형국의 인생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의 인생에는
반전이 있어도
게으른 자의 인생에는
반전이 없다.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해보지도 않고
'안되면 어떡하지'라고
지레 걱정하는 습성이다.
가급적이면 이럴 때
'안 돼도 좋고 되면 더 좋고'
라는 첩약을 쓰도록 하라.
약발이 잘 받지 않아도 좋고
약발이 잘 받으면 더 좋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지나간 버스를 세우려면
버스보다 빨리 달리는 수밖에 없다.
치열하게 사는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이지
쪽팔리는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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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이외수
- 출판
- 해냄출판사
- 출판일
- 20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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