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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청와대 비서실 2 - 노재현 저 서평 (2)

by monozuki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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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비서실 2 노재현
청와대비서실 2

서평 마무리

 공교롭게도 오늘이 12월 12일이고보면 이 책을 끝내는데에도 그 감회가 남다르다하겠다. 15년이 지난 지금에야 청와대를 들여다본셈이다. 표피적으로나마 그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을 재조명해보고 과거와 오늘을 생각해보게되는 계기였다.

 

제5부 경제개발과 월남파병

 박정희 대통령은 국토를 개조해서라도 가난을 타파하고 경제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일념으로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을 통해시행착오도 겁내지않는 불도저식 행정을 펼쳐나간다. 국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안동다목적댐 완공도 제3공화국의 굵직한 치적중의 하나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정주영의 밀어붙이는 불도저 스타일과 통큰 장사로 박대통령과 죽이 맞아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하게 됐고 아마 그 계기로 현대가 커가지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난공사끝에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는 국민적 자신감과 나라산업화 고양에 지대한 공헌을 했음은 말할것도 없다. '선개통 후보완'이라는 원칙으로 밀어붙였기에 그나마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지않나싶다. 건설경험이 전무하고 한겨울의 착공시기로 난방비가 추가되는 바람에 엄청 돈이 깨져 야당에선 정치적인 쇼라는 비난도 받았다. 또, 월남파병에 대해 경제도약의 밑거름, 역사상 최초의 해외원정, 남의 부도덕한 전쟁에서의 무고한 인명희생이라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견해도 많았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의 파병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서 참전카드를 적절히 잘 활용했던 것이다. 그는 월남을 전쟁터로서가 아닌 하나의 시장으로 바라보고 득이 실보다 많다는 판단으로 파병을 결정한다. 그러나 월남파병에서 미국과 조건이 맞지않아 조건타협을 위해 반대파를 조성하여 조건타결 시나리오를 꾸미지만 그것이 오히려 거센 반대의 불길로 번진다. 조건보다는 우선 파병하고 보자는 미국의 요구에 기지를 발휘한 셈이다. 경제도약의 밑거름이 아니더라도 용공분자라는 미국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의심불식과 대한방위조약의 보장을 위한 대미종속적이었다는 측면도 있다. 위안부대 파견이라는 말도 불거져나왔다가 보류되고 당시 우리군은 미군의 작전권속에 있었는데 월남군도 독자적인 작전권이 있는 마당에 우리가 월남에서 작전권을 가지지못한다면 국제적 망신이었다. 다행히 지휘권행사를 할수있어서 싸울 곳의 선택으로 우리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대민사업의 유리점을 갖게된다. 거기서 한국군은 반납률에 지장받지않는 선에서 쓰고난 탄피를 모아서 녹여  한국으로 밀반입하여 국내경제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아무튼 월남특수는 국내 대기업의 초고속성장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은 중동특수로 이어져간다. 하지만 월남참전용사들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계속 고통을 겪고 있고 정부의 빠른 철수작업이 진행되지못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곳에서 문초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했다. 급기야 월남탈출을 위한 티켓장사가 성시를 이루기도했다.  

  

제6부 박정희의 말년과 로열패밀리 행로

 이 장에서는 유교식 가부장적 통치관과 사무라이적인 사생관을 가진 박정희 대통령의 '진검승부'의 무디어진 칼날과 10.26이후 로열패밀리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있다. 한 인물을 중용할지라도 그 인물과 대립되는 다른 그룹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임기 말년 차지철 경호실장의 독주로 균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제7부 10.26과 신군부 등장

 이 장에선 10.26이후 권력의 공백을 육사 11기 주도의 '하나회'가 메워가고 전두환의 대통령 만들기에 3허씨(허문도, 허화평, 허삼수)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허화평은 기획을, 허삼수는 물리력 행사로 정권창출의 1등공신이지만 집권이후 전두환의 친인척들이 그들을 싫어했고 친인척 비리에 대해 건의를 하던 허화평과 허삼수는 자리를 내놓게 된다. 그후 정권은 살았지만 개혁은 죽은 형태가 된다.   

 

제8부 5공 공신 김재익과 오른팔 제거작전

전두환 대통령의 경제교사이며 경제성장, 물가, 국제수지 세마리의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경제일등공신 김재익의 이야기가 거론된다. 5공의 첫 위기인 이철희, 장영자 사건이 터지고 실명제 실시가 김재익 & 강경식 대 신군부 대결속에서 결국 무산되고 만다. 육사 12기 3박(박병준, 박희도, 박세직)의 출현과 그중 12.12사태의 주체가 아닌 박세직의 잡음 등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이 전무해서 '통치사료기록서'를 만들어 남기기로 한다. 


기억에 남는 구절과 문장 모음

 

이곳(청와대와 주변)은 특정지역이다. 우리는 이 지역의 경비·호위를 담당하고 있다. 특정지역에는 태양이 단하나 있다. 바로 대통령각하다. 태양을 모시는 마당에 나는 별짜리(군장성)니까 1백촉 전구이고 너는 사병이니 10촉짜리밖에 안된다거나, 나는 총경이니 80촉이고 너는 순경이니 20촉이라는 식의 끗발경쟁은 의미가 없다. 태양앞에서는 모두가 무촉이라고 생각하면서 한사람만 받드는데 전력을 기울여야한다.
P씨의 지론은 나아가 '나는 백열전구이고 너는 형광등이라는 출신구분도 필요없다'는 데까지 이어진다.
「무촉론」

 

대통령을 권력의 심장부에 비유하자면 말단경관들은 실핏줄정도에 불과하겠지만 그들이 관할구역내에서 벌어진 사소한 경호사고에 흥분해 벌인 소동은 한 평범한 사람의 생애에 두고두고 해를 끼칠만큼 독소적이었고, 이런 일들이 쌓여 결국 권력전반의 동맥경화현상을 서서히 가속시키게된다.

 

역설계공학(reverse engineering)이라는 개념이...남의 나라제품을 거꾸로 분해해 부품을 철저히 연구, 국산화하는 방식으로 2차대전후 일본이 이 방식으로 기술자립의 터전을 마련한것은 널리 알려진 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주변을 맴돌면서 격변기마다 고감도 안테나의 출력을 최대치로 높여 입신을 꾀해보려는 이들은 흔하다.

 

친구나 친척도 권력이라는 프리즘을 통하면 한낱 적으로밖에 보이지않는 경우가  많은것같다.

 

무엇을 이어받고 어떤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지 박정희와 그 유산에 대한 정밀한 대차대조표는 아직 완성되기어렵다.

 

권력이란 멀어지면 춥고 가까우면 불에 타기쉽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겪은 대통령과의 에피소드를 귀중한 골동품처럼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사고는 날때까지 안 나는 법

 

그러나 시계의 초침처럼 착착 맞아돌아가던 경제발전의 이면에서는 분침이나 시침처럼 움직임이 얼른 느껴지지않는 또다른 흐름이 진행되고 있었다.

 

권력이라는 섭씨 수천도의 불길에 너무 바짝 다가갔던...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점이 명예보다는 '멍에'로 더 많이 작용했다.

 

봄은 여름으로 가지못하고 겨울로 U턴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는 명분 하나만을 변수로 하는 1차방정식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