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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들

태엽감는 새를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 저)

by monozuki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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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태엽감는 새 - 무라카미 하루키

탄탄한 구성

 의외성을 갖고 동네책 대여점에서 이 책을 발견, 즉시 습득하여 읽고 있는 중이다. 그의 첫 소설인 '노르웨이의 숲'에서의 황당함때문인지 그의 소설엔 다소 신뢰성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가하고 읽게 되었는데 그의 재치있는 글솜씨와 신선함은 내게 어떤 영감을 전해주는 기분이었다. 또, 그의 풍부한 상상력에서 빚어진 탄탄한 구성은 정말 본받고 배울 점이었다.

 

이책의 내용은 현재진행이긴하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하여 쓴 것에 상당한 설득력이 더해진데다 실직한 주인공의 보잘것없는듯한 삶에서 파문을 일으키는 돌멩이 하나가 던져지며 추리적 기법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작고 소박한 것에서 삶의, 사랑의 소중함 등을 일깨우려는게 작가의 의도인듯하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않는 일본인의 삶과 사고방식 등이 작가와의 친밀도를 높여주는듯하다. 번역자의 공도 있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문장을을 참 맛깔스럽게 쓴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우리나라의 소설가 이외수처럼말이다.

 

능수능란한 비유

그리고, 사물에 대한 관점을 아주 능수능란한 비유를 통해 빚어낸다는 것 또한  이 작가만이 가진 장점이자 기교라고 생각된다. 창조적이고 작은 것에서도 아이디어적인 발상을 잘하는 그 근본의 사고는 일본인에 바탕을 이루지만 그의 외모나 생활에서 풍겨지는 것들이 친근감있게 다가와 일본적인 색채가 강하지않아 좋다. 무엇보다도 공감대를 강하게 형성하는 것은 그의 직업으로 나의 현 정서와 아주 잘 통하는데가 있어 재밌고도 우습다.

 

상실, 삶, 죽음

마침내. 2권까지 모두 읽어냈다. 하지만 단절적인 독서의 흐름도 그러했고 내용도 더욱 나를 미궁속으로만 몰아넣은 느낌에 다 읽고나서도 허무함마저 감돌뿐이다. 1권 말미에 있던 문학평론가의 작품해설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시작으로 보아 건성으로 또는 재미로 본다면 재치있는 문구가 아니고서야 그다지 재미있는 줄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모두가 사회전반에 흐르는 현대를 사는 우리의 상실, 삶, 죽음 등을 그려내기위한 소설적 장치이고 스토리라는 것만 대략적으로 감잡았다는 것에서 나의 한계가 느껴진다. 단지 실직상태인 작가의 상황설정은 나를 공감하게 만들었고 재치있는 문장으로 소설적 재미를 더했다는 점만이 이 책을 읽고 얻은 유일한 소득이라 아쉽다.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

아무튼 그의 소설은 일본냄새가 풍기지않고 독특한 캐릭터와 상황설정이 여느 소설과 다른 환경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소설로 접하는 그보다는 에세이나 단편소설에서 만나는 하루키의 독창력, 문장력이 나는 더 마음에 든다. 게다가 내게 영감을 가져다주는 자극제이면서 청량제같은 역할을 한다. 모처럼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꼼꼼히 읽지못하고 깊이 빠져들지도 못했으며 그 소설적 의미파악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 책을 덮게되어 왠지 안 읽으니만 못한 기분도 떨칠수없지만 그의 재치있는 문장력은 배우고 본받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