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하디 주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첫 전쟁영화 <덩케르크> 후기를
간단히 올려본다.
전쟁영화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과연 놀란이 어떻게 만들었을지가
궁금해서 보게 됐다.
영화 후기
웅장한 스케일, 장엄한 음악,
스펙터클한 영상이
실제 전쟁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리얼하게 연출했다.
특히, 리얼감을 살리기 위해
효과음에 신경을 썼던지
바로 옆에서 포탄이 떨어지는듯
엄청난 굉음, 하늘을 선회하는 전투기 소리,
배를 뚫고 들어오는 총알소리 등이 사실감 넘쳤고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짐머가 음악을 맡아서 그런지
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듯 했다.
게다가, 영화를 관통하는 효과음으로 쓰였던
날카롭고도 현란한 바이올린 선율이
긴장감을 늦추지않게 만든다.
영화 <덩케르크>를 보면서
일차원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배가 기울고 침몰하는 장면에서
이거슨 세월호의 밀리터리 버전인가?
잔교에서 군함에 갈아타는 떼거지들의 군인들을 보면서
이거슨 영화 <국제시장>에서 봤던 흥남철수작전?
이랬다. ㅋㅋㅋ
어쨌거나 기억에 남는 씬이 몇 있었는데
어뢰 피격을 받아 선실이 물에 잠기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과
침몰하는 배에서 나온 기름 때문에
바다 위가 불바다가 되는 장면,
톰하디가 돌아갈 연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기를 격추시키고 무사착륙하는 장면으로
눈만 내놓고 있는 씬이 많아선지 나중에서야
톰하디의 존재를 알아버렸다는.ㅠ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과 연합군을
덩케르크 해변에서 탈출시키는 철수작전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전쟁영화인지라
사실 스토리적인 면에서 그닥 극적인 요소도 별로 없고
솔직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30만명이나 되는 군인들이
구축함이든 민간 선박이든
적들의 공격을 피해 덩케르크를 빠져나가고자 할 때는
자연스레 생존본능에서 오는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드라마틱했다고 느낀 장면은,
구축함을 통해 탈출이 어려워지자
주연급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척의 어선 갑판아래로 숨어들어
밀물을 기다리는데
배를 뚫고 들어오는 여러 발의 총알로
배는 침몰의 위험에 놓이자
이제껏 침묵을 지킨 한명을
적군으로 몰아 배에서 쫓아내려한다.
사람은 생존을 다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면
저렇게 이기적이어지는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었다.
그런 한편, 구축함만으로는 덩케르크 탈출이 어려워지자
민간선박도 징발하여 덩케르크 철수작전에 투입시키는데
죽음을 무릎쓰고 덩케르크로 배를 몰고 가는
민간어선 선장 도슨도
참 대단한 용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전포인트
아무튼 <덩케르크>는 스토리적 재미보다는
전쟁을 간접체험한다는 기분으로 보면
흥미롭게 즐길수 있을 듯하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전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참고한 영화 레퍼런스를 봤는데
거기엔 스피드, 언스토퍼블, 공포의 보수 등
주옥같은 영화들이 들어있어서
단순한 전쟁영화가 아니라
미스테릭한 요소가 강한 작품을 기대하면서 봤다.
근데, 그 기대만큼 심장 쫄깃하거나
전개가 스피디한게 아니라서
다소 실망했달까. ㅡ.ㅡ
뭐 저마다의 개취라는게 있으니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하면
'시간 연출의 마술사'라고들 하는데
이번 작품도 예외는 아니어서
각기 다른 시간의 척도로 영화를 전개해 나가는데
<덩케르크>의 관전포인트는
바로 이 '시간'이라 할수 있을 거 같다.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시간
이란 구성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각기 다른 시간들을 마치 동시간에 벌어지는 일처럼
그려나갔다는 게 놀란 감독만의 놀라운 연출력 되시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필히 재감상이 필요해보인다.
처음 볼땐 전반적인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보는 거고
두 번째 볼 땐 교차되는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보면
영화의 재미가 증폭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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