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완의 궁상각치우>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심리학의 3대 거장(프로이트, 아들러, 칼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법,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체심리학, 칼융의 분석심리학 등 책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이트에게 무의식은 그것이 의식에서 인내되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자아에 너무 큰 상처를 안겨주기때문에 강제적으로 망각 속으로 처넣어진 아픈 기억들의 저장소이다. 그러나 이 기억들은 무의식 속에서 계속 존재하다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히스테리 증상, 예를 들면 팔다리마비증 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곤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게 억압된 하나의 기억이 흔히 하나의 신경증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를 달리 말하자면 하나의 생각이 곧 하나의 신체질환이 되는 셈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법
- 꿈: 프로이트에게 꿈은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였다. 꿈이란 낮동안에 억압되었던 욕구들이 밤에 충족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꿈은 기묘하게 위장되어있어 쉽게 이해할 수 없는데 이것은 이런 욕구들이 자기 정체를 감히 공공연히 드러내지 못하고 이상한 배경과 상징적인 함정을 가지고 가면을 쓴 채 나타나기 때문이다.
"도덕의식인 초자아의 도덕검열은 밤에도 자지 않습니다. 다만 졸고 있을 뿐이죠. 무의식은 이 기회를 이용해 성적인 욕구에 탐닉하려 합니다. 그러나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검열관을 피하려면 이런 욕구들에 가면을 씌워야 합니다." 그러니 꿈속에서 우리는 도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꿈이란 근본적으로는 '소망충족'이기 때문이다.
- 사소한 말실수: 대화를 하는 도중에 때로는 정신이라는 기계의 톱니하나가 흔들릴 때가 있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말하려고 의도하지 않은 말을 할 때 사실 우리는 하고 싶어 했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의식이 의식에서 저질러지는 순간적인 실수를 이용해 자기의 억압된 욕구를 소리 내 말하여 스스로의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 자유연상: 이것은 흔히 논리나 이성, 양심, 도덕적 금기와 같은 일반적인 대화검열기제를 철회한 정신분석가에게 환자가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말을 독백처럼 하는 것에다 붙인 이름이다. (중략) 이것들은 환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이르는 문을 스스로 여는 것을 돕기 위하여 프로이트가 고안해 냈던 심리학적 열쇠들이었다.
♤나르시시즘 - 어린이의 자기 신체에 대한 탐닉과 사랑
♤치환 - 억압된 기억이 신경증으로 전환되는 것
♤카타르시스 - 억압된 기억들을 토로해냄으로써 찾아오는 정신적인 숙정상태
♤승화 - 유아적인 성적욕구가 비록 정신적으로는 관련되어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성적이지 않은 사회문화 수준의 쾌감추구로 대체되는 것
♤감정전이 - 의사와 환자사이의 '긴밀한 유대'라는 메스머사상의 논리적인 귀결로 나타나는 것이자
정신분석치료에 필수적인 환자의 정신분석가에 대한 무의식적인 호감
아들러의 개체심리학
아들러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우월감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우리는 평생 남들로부터 이런 우월감을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와는 반대되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사람으로 가득 차있다. 유아시절 우리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보다 크기나 힘이나 능력에 있어서 열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성장하면서도 모든 사회가 동맹하여 계속해서 이런 열등감을 심어주려 한다. 그리고 만일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우리는 중요해지려는 욕구충족을 개인적인 환상에서나 찾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점점 더 냉혹한 현실로부터 도피하여 백일몽이나 꾸면서 우리보다 더 열등한 동료나 찾아다니거나 술이나 약물을 통해 고통을 마취시키려 할 것이다. 이 지경이 되면 신경증 환자가 되는 것이다.
아들러는 말한다.
"모든 사람은 인생에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목적이 없다면 그는 생각도 느낌도 의지도 그리고 행동도 없을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인생의 계획을 수립한다. 이 목적과 계획은 어린 시절에는 희미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점점 더 명확하게 정의된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이 목적달성을 지향하게 되는데 이 목적이란 다름 아니라 우리의 사회적 신체적 열등감을 보상하고 우월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된 것들이다."
칼융의 분석심리학
그의 분석심리학은 아들러의 개체심리학보다 더 넓은 범주의 사람들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었다. 프로이트는 치료범위를 신경증에만 제한하였고 아들러는 불행하고 좌절한 사람들까지를 포함하도록 확장했다.
... 칼융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단순한 물질적인 욕구를 초월해 있는 오직 '영혼'이라는 말로써만 표현가능한 무언가가 있다. 인간의 가장 심층적인 곳에서 인간을 자극하여 인간스스로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어떤 상위적인 목적을 지향하도록 고양하는 더 고상한 무엇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창조열망'이야말로 인간의 원초적 본능충족을 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지향케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이 칼융의 심리학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그가 제안하고 있는 영혼이라는 것은 성욕만큼이나 인간본성의 심층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며 인간의 창조적 에너지가 그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칼융은 인간의 무의식적 기억은 개인의 유아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더 과거, 말하자면 종족의 태고까지 소급된다고 주장했다. 신경증을 한번 예로 들어보자.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성본능이 그 정상적인 분출구를 찾지 못하면 개인의 유아기로 퇴행하여 나르시시즘 단계에 고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칼융은 이때 인간은 개인의 유아기가 아니라 종족의 유아기로 퇴행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이 종족의 집단무의식(종족의 유아기)으로 퇴행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개인무의식(개인의 유아기)의 심층에 이 집단무의식이 유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종족의 유아기로 퇴행한 인간은 역사적으로 그때에는 지극히 정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원시행동패턴을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특정한 종족은 나름의 특정한 행동패턴을 지향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칼융은 이를 일컬어 '태고원형'이라고 불렀죠.
... 즉, '신경학을 진화론화했노라'라고 말입니다. 나는 단순히 다윈의 진화론을 채택하여 그것을 인간의 뇌에 덧씌워보았을 뿐입니다... 자율운동을 통제하는 척추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하등한 뇌 → 두개골 중앙에 있는 운동신경(자율운동, 수의운동의 중간에 있는 기능) → 가장 고등한 것으로 수의운동을 가능케 하는 전두엽이 뇌조직으로 진화함.
만일 질병이 뇌를 공략하게 되면 진화의 반대과정이 일어난다. 그래서 가장 고등한 뇌가 제일 먼저 장애를 입고 중간단계의 뇌가 두 번째로 손상을 입고 가장 하등한 뇌가 마지막으로 손상됩니다. 따라서 환자가 질병으로 가장 고등한 뇌 수준에서 중간 수준으로 퇴화해 들어갈 때에는 지성적으로는 퇴화하는 것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더 젊어지는 셈입니다. 세상에서 이것처럼 역설적인 일은 또 없을 것입니다.
...'생리적 병변이 없이는 정신적 병변도 없다.' 그리고 이제 크래플린의 시대가 왔다. '정신과 육체는 따로 분리될 수 없다. 그것이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모든 정신과정에는 생리적 배경이 있다. 만일 정신이 혼란되어있으면 육체의 어딘가에는 이 혼란을 가속시켜 온 질병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마약중독자들의 신경세포는 모르핀이 떨어질 때면 체내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모르핀대신 이용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인체가 이용가능한 대체물로 나름의 해결을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아드레날린이 과량으로 분비되면 환자는 극도의 과잉자극을 받아 발작적인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달리말하면 '금단현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신경세포들이 아드레날린을 이렇게 과량으로 얻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차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음... 어떤 약이 아드레날린을 중화시키지? 인슐린이야!... 아드레날린과 인슐린은 신경계에 반대로 작용하여 서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들 아닌가? 말하자면 길항작용말이다. (※인슐린 과다로 인한 쇼크는 포도당으로 저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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