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김상택 만평 10센티 정치
저자: 김상택
출판사: 경향신문사(1995)
만화로 보여주는 정치축소판
경향신문 1면에 10cm 크기의 만화를 통해 저자 김상택은 정치축소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안목으로 주저없이 정치인의 허상을 까발리고 마치 정치인들의 속내를 훤히 꿰뚫고 있는듯하니
그는 정치판도가 돌아가는 양상을 비롯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않는다.
고로 읽는 이에게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것같고 또 정치가 돌아가는 모습이라든가 현재 이슈가 되는 쟁점 등을
핵심적으로 만화를 통해 그려주니 정치에 문외한인 이에게도 신문기사를 읽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그래서 경향신문을 보는 이들은 오늘자 신문을 받아보기 무섭게 저자 김상택이 그려나가는 '세상읽기'로
자연 눈이 먼저 가고 또 기다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다른 시사만화가들과 차별화된 그림
또, 다양한 관점에서 정치판도를 비유하여 그린 그림 또한 그의 아이디어 발상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속에서 탄생되었는지를 반증해준다.
다른 시사만화가들과는 차별화된 그림(날카로운 펜대로 쓱쓱 그어내려간)이 리얼리티를 가져다주는데 한몫하는것 같다.
모르는 이들을 위해 인물묘사에 있어서 정치인들의 특징이나 빗대어 표현한 사물로 직접 그 인물을 드러내는 것보다
누구를 지칭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시켜 그의 만화를 독자에게 더욱 각인시키는거 같은 효과도 가져온다.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평은 예나 지금이나 세도를 잡은 이에 의해 복수극이 펼쳐지고
또 그 아랫걸들의 복지부동, 정권다툼에 아웅다웅하며 나라살림엔 소홀한 나랏님들의 행태가 한심스럽기 그지없고
장차 이 나라의 향방이 다분히 의심스럽다. 이 책을 읽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골을 한층 깊게 만들었다.
시사만화가 김상택
김상택, 그는 만화라는 형식을 빌렸을 따름이지 일종의 정치의 핵심을 다룬 기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화만 보더라도 나는 그를 우리나라 당대의 수준급 만평가(시사만화가)라고 자부하고 싶을 만큼
그의 만화에 매료되고 만화스타일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놀라운건 그가 생각보다 젊다는 사실이다.
그는 여타 정치부 기자와 다르지않는 정치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많은 독자가
그의 만화를 기다리고 즐기는 이유가 아닐까싶다.
함축적인 그림판에 핵심적인 짧은 문구로 단박에 핵심을 찔러버린다.
군부시절의 그 서슬퍼런 감시아래 언론의 자유도 자유같지않았던 그때를 생각하면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자유롭게 우리나라 정치를 스케치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볼수있다는건,
그래서 '김상택'이라는 걸출한 시사만화가의 만평을 즐길수있는건 일종의 복이다.
이 만평이 실린 시기가 대략 문민정부 출범이래 올 4월까지의 내용을 싣고 있으니 동시대에 살면서도 진정 알지못했던
YS정권의 일들을 그림과 함께 실은 해설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사태파악할수있게끔 보는 눈을 가질수있게 해주었다.
그간 신문을 틈틈이 보았지만 근시안적 안목이었고 당내 문제 등과 연루된건 알고 싶지도 않았기에 정말 몰랐었다.
우리나라 정치가 아직도 답보상태라는 것을. 그리고, YS의 주변과 그의 생각 등을 간접적으로 알수있었고
그의 만평을 통해 집권말기에 접어든 문민정부의 시대흐름을 파악할수있게한다.
집권초 열심히 칼춤추던 YS와 JP밀어내기, 토사구팽, 잦은 참사, 물가폭등 정도로 그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지려한다.
정경유착, 실세굳히기, 외국엔 여전히 설설 기는 국가적 나약함을 엿볼수있었다.
저자 김상택은 책 서두에 "저는 만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정치'를 비판하는 그의 예리한 안목을 표현하고자하는 수단의 하나로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쓰고 있을뿐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책속으로
그는 여백을 두지않고 선의 다발로 전체 분위기를 거무죽죽하게 꽉 채움으로써
칙칙한 현실을 미리 암시한다. 긴장된 호기심이 일수밖에 없다.
...현실정치의 풍자나 해학이라는 것도 잘못하면 가벼운 빈정거림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자면 평소부터 면밀한 주의력이 따라야...
우리가 만화를 보고 웃는 것은 그림 자체가 우습다기보다
그것이 표현하는 풍자와 사건이 우스워서 웃는다.
- 베르그송 -
우선 여러 선을 그려 독특한 면을 구성하는 탁월한 능력에 감탄한다.
그래서 질감을 높여 훨씬 더 입체적으로 리얼하게 묘사해 독자의 눈을 낚아챈다.
...어떤 사건도 사정없이 도마위에 올려 토막내고마는 만화 포청천이다.
...만화란 풍자의 배려위에 유머와 과장으로 살을 입히는 표현양식이라 한다.
김상택 만평은 권력가들을 철저히 대중수준으로 끌어내린다.
그는 만평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대중과 친근하게 만든다.
엄숙주의는 철저히 거부된다.
권력가의 허상을 벗겨내고 대중과 마찬가지로 희로애락하는 인간으로 그려낸다.
그래놓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옷을 입힌다.
...김상택 만평은 권력뒤에 흐르는 냉혹한 게임의 법칙을 정확히 짚어낸다.
단 한 컷에 수십장의 해설기사로도 전하지못할 내용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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