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왕 신해철

신해철의 록그룹 넥스트(N.EX.T) 1995년 인터뷰 기사

by monozuki 2024. 10. 8.
반응형
 
신해철
직업
가수
소속
넥스트
사이트
-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이번 포스팅은 신해철이 이끄는 록그룹 넥스트(N.EX.T)의 1995년 인터뷰 기사를 올려봤다. 타이틀은 <스페셜 리포트> 한국 록뮤직을 수호하는 '4대 천왕'으로, 2박 3일 동행취재를 통해 그룹 멤버의 탈퇴와 영입, 멤버들끼리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알찬 내용들이 담겨있다.

 

신해철
신해철

 

 

니가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면 폭발 직전까지 간 것잉께

'내일은 늦으리'의 총디렉팅을 맡은 신해철. 어린 그룹가수들이 대거 와서 녹음에 참여했는데 아직 음악적으로 노련하지 못해 즉석에서 가사만 보고 녹음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겼었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작업에 지친 신해철의 발언.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꿈하나: 음악은 음악일 뿐 ···

대중음악의 현장에 아주 가깝게 서있다 보면 음악 자체란 것은 아주 하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차피 몇 개월 동안 TV 차트에 오르면 된다는 생각이 전부가 되면 방법은 반드시 음악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예쁘장한 외모에서부터 눈을 빙빙 돌아가게 만드는 춤 솜씨, 혹은 얘깃거리가 될 만한 재미있는 기획, 발 빠른 홍보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 넥스트'는 굳이 ' 음악은 음악' 임을 고집하려고 한다. 그것은 음악 외적인 것을 하나하나 포기하고 음악적인 것을 하나하나 세워 나가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애당초 신해철이 누구도 부러울 것 없는 솔로 활동을 청산하고 그룹을 시작할 때부터 음악 외적인 장점 하나를 포기한 셈이었다. 또한 이들이 테크노 뮤직의 영역을 뛰어넘어 정말 제대로 된 록 음악을 시도하려고 할 때도 대중음악에 으레 적용되는 장점 하나를 포기한 셈인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포기하면서 이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주 단순하게 얘기한다면 지난 콘서트에서 신해철이 얘기했듯 "그냥 설거지하면서 듣는 음악이 아니라 새벽 2시쯤 눈을 감고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리라. 이제까지 음악이 인간에게 미쳐 왔던 그 수많은 위대한 영향력들을 바로 이 땅의 대중음악을 통해서도 제대로 구실하게 하려는 그 꿈을 이들은 절대로 놓치려 들지 않고 있다. 

 

꿈 둘: 록은 그룹이다

레코딩을 한다는 것은 지루하고 복잡하고 무엇보다도 순간순간 수많은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한 사람이 아닌 그룹이 통과한다는 것.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0초마다 리더는 다른 멤버들과 의견 교환을 해야 한다. "이걸 길게 끌까?" "기타를 키우는 게 더 나아?" "이 부분에서 베이스를 넣어 주는 게 필요할까?" 이러다 보면 다른 멤버들이 거수기가 아닌 이상 의견을 말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수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심지어 머리가 아플 때는 "자, 이제부터 다수결로 결정하겠습니다. '템포를 더 느리게 하자'에 한 표! 자, 김영석 씨도 한 표. 그리고 엔지니어 형도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신해철이 가끔 쓰는 방법이다) 이런 식의 의사소통이 거의 매일 매시간 이루어지다 보면 정신적으로 진이 빠지기 일쑤다. 게다가 수많이 충돌하게 된다. 때로는 결별도 불가피하다. '넥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92년 신해철과 정기송 · 이동규가 모여 팀을 결성할 당시만 해도 '절대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2집 앨범을 발표하기 직전 기타리스트 정기송이 탈퇴했고 부산의 메탈 밴드 출신인 임창수와 이수용이 새로 가입했다. 그러나 석 달도 채 안되어 기타리스트 임창수가 다시 탈퇴하고 그룹 '다운타운'의 젊은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가입했다. 그리고 지난 3 월 신해철의 오랜 친구이자 창단 멤버였던 이동규가 급작스럽게 탈퇴하는 사태가 일어나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다. " 그룹을 하는 사람에게 멤버가 교체된다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습니다. 실연당하는 것보다 더 상처를 주는 일이죠. 아마 또 한 번 멤버가 교체되는 일이 일어난다면 전 이제 그룹 생활을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신해철) "해철이는 생각보다 무척 여린 애예요. 그 생각을 가장 절실하게 했던 건 동규가 나갔을 때였죠. 여러 가지 시끄러운 얘기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오랜 친구이기도 한 멤버가 그룹을 탈퇴했다는 사실을 무척 가슴 아파하더라구요." (이수용) 그런 산고 끝에 만들어진 것이 현재의 라인업. 신해철 · 김영석 · 이수용 · 김세황이 그들이다. 

 

이들 모두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자기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 기량을 탄탄히 다진 사람들로, '넥스트'는 이번 앨범 ' 파트 2 - 더 월드'를 내면서 1집이나 '파트 I' 작업' 당시와는 달리 각 멤버가 골고루 작곡, 편곡에 참여하는 작업 방식을 채택했다. 어떤 광고의 카피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진짜여야만 해!"라는, 그 오랜 산고와 진통을 겪고,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이들이 이루어 낸 것은 바로 그 ' 진짜'라는 위대한 원칙이다. 무대 위에 올라와 그저 흉내만 내는 플레이어들이 아니라 진짜로 자기 몫을 하는 멤버들. 각자의 분야에 고집을 가지고 혼을 담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그러기에 이들의 음악엔 더욱 깊은 울림과 느낌이 살아 있고 이들이 주는 감동은 그 어떤 가수나 팀의 음악보다 오래가는 것이다.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꿈 셋: 콘서트의 주인은 청중

젊은 음악 팬들은 의외로 대의명분에 민감하다. 언더그라운드의 메탈그룹을 좋아하건 '가요 톱 10'에 매주 나오는 댄스그룹을 좋아하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 진짜로'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는 바로 라이브에서 증명된다. 이런 음악 팬들의 민감한 욕구를 가장 믿음직하고 시원스럽게 채워주는 몇 안 되는 뮤지션들 중의 하나가 바로 '넥스트' 다. 아직도 '넥스트'의 팬들은 올봄에 열렸던 이들의 라이브 무대를 잊지 못한다. 여기서 신해철은 청중들이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주문을 해 사뭇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기서 만들 역사는 관객과 우리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질서만 지켜주신다면 일어나 춤을 춰도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은 '넥스트'를 보러 온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보러 온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 이렇게 해서 뜨거워진 공연장. "몰래카메라는 아니지만 사실 이 공연장에서 여러분은 비디오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우린 나중에 화면을 보며 자신 있게 말할 것입니다. '저기 봐라. 저게 우리들의 팬이다. 우린 팬들을 끝까지 기억할 것이다'라고···." 결국 우리나라 라이브콘서트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스탠딩콘서트를 치른 그룹 '넥스트'. "공연이란 게 누구를 위해서 치러지는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답은 이미 나와 있었죠. 바로 청중들-돈을 내고 줄을 서서 힘들게 온 그들 -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원칙을 제대로 세워 보려고 한 것일 뿐입니다." (신해철)

 

꿈 넷: 10  후에도 난 뮤지션 

"드럼이란 별로 대중적이지 못한 악기죠. 아마 지금 은근히 드럼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 있다 해도 과연 얼마나 용기를 갖고 드럼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도 않거든요. 아무리 테크노 음악이 판을 친 해도 외국에서는 각 분야의 연주자들 아래도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죠.  하지만 힘든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 같은 걸 가져달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그런 사 명감이 있죠. 그래서 항상 10년을 바라보려고 애씁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하고 생각하는 거죠. 10년 후에는 분명 성숙해 있을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반드시 한몫을 하는 연주자가 되어 있어야겠다고요. 그 생각을 고등학교 때에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 하나만을 생각하고 살아온 이들. 음악만 벗어나면 아무 욕심 없는 다정한 사람들이지만 '음악'이라는 얘기만 들리면 눈빛부터 달라지는 사람들. 그 애정과 열의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 그룹 '넥스트'의 멤버들은 10년 뒤에도 모두 음악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이수용 (드러머)

68년 12월 18일생, 부산 동래고등학교 졸업. 180 cm의 장신이라 운동, 특히 구기 중목은 다 잘한다. 별명은 날쌘돌이. 조용히 할 일만 하는 성격이지만 남들이 모두 다 웃고 떠들면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 인제 얘기해도 돼?" 하면서 썰렁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한다.

 

신해철 (리더 & 보컬리스트) 

68년 5월 6일생, 서강대 철학과 중퇴. 특기는 자는 것과 고음노래 저음으로 바꿔 부르기. 만화책과 전자 오락이라면 사죽을 못 쓴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은 '짱구는 못 말려'이고 전자오락은 이름 중에 드래곤 자가 들어간 것이면 무조건 다 좋아한다. 음악 작업하다 화가 나면 남도 사투리가 튀어나오는 버릇을 갖고 있다.

 

김세황 (기타리스트)

71년 11월 16일생. 메릴랜드대 재학 중. 중학교 때까지 미국 생활을 하다 왔기 때문에 영어를 무척 잘한다. 배우고 싶은 것은 배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 무대 위에서 무서운 표정을 지어 팬들을 소름 끼치게 만드는 것이 주특기. 하지만 실제로는 웃음을 멈추지 않는 스마일맨.

 

김영석(베이시스트)

68년 3월 15일생.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특기는 그림 그리는 것. 취미는 스키.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얘기하지만 잘 들어보면 약간의 욕. 대단히 뛰어난 유머가 혼재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얼마 전 예쁜 모델 출신 미인과 결혼해 현재 깨소금 나는 신혼생활을 하고 있다.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신해철_천재는 잠꾸러기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 새로운 것을 접하면 그걸 제대로 알기 전까지 한시도 주의를 돌리지 않는 무서운 집중가이며 학구파이기도 하다. 곡도 잘 쓰고 가사도 잘 쓴다는 사실은 모두들 잘 아실 테고···. 음악을 떠나 인간적으로 얘기하면 무척 착하다? 의외라구? 그러나 사실 그는 매우 여린 사람이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잠이 무지하게 많다는 것. 하지만 일이 있을 때는 며칠씩 밤을 새우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이수용) 음 ··· 뭐라고 얘기하면 좋을까. 후배라서 참 말하기가 힘들다. 잘못 얘기했다 맞아 죽을 수도 있으니까(웃음). 우리 둘 다 고집이 너무 세 내가 녹음을 할 땐 해철이 형이 아예 안 온다. 왜냐하면 둘이서 같이 녹음을 하면 다음날 아침 둘 다 죽어있거나 아니면 녹음이 안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세황) 평소엔 착하고 아무 생각 없고(?) 놀기 좋아하는 친구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아주 예민해진다(그런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안 그러면 비정상이다). 사실 해철이랑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밖에서 볼 때는 상당히 강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그룹에서 활동하는 지금은 오히려 무척 여리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섬세한 감수성이 있기 때문에 가사를 잘 쓰고 음악을 잘 만드는 것일 터이다.

 

김영석_삐딱한 순수파?

지극히 좋은 가정교육을 받은 온순한 성격의 가정적인 남자. 무척 합리적이며 자기가 나서기보다는 남을 어시스트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속성 중의 하나가 '자기가 나서서 튀려' 하는 것인데 영석이는 예외다. 어쩌면 그게 더 훨씬 어럽고 똑똑한 것이리라.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신념과 자세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변하지 않지만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는 늘 열려있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 건 이 얌전하고 합리적인 인간이 음악에서는 삐딱한 펑키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 이런 부분에서 그가 말도 안 되는 인간임이 드러나면서 우리 팀에 그나마 한 명이라도 말이 되는 인간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깨어지고 있다(웃음). 자기 악기 소리만을 듣는 게 아니라 전체 소리를 먼저 들으며, 자기 위치만을 보는 게 아니라 전체를 볼 줄 아는 아주 넓은 시야의 소유자이다. (신해철) 음악적으로 '넥스트'라는 팀 컬러와 아주 잘 맞는 사람인 듯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척 인간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그가 함께 있을 때는 무척 편안하고 의사소통이 잘된다. (이수용) 얼핏 보면 얌전해 보이지만 우리 중에서 제일 웃기는 사람이다. 영석 형이 한번 얘기를 꺼내면 사방에 배꼽들이 굴러다닌다. 음악적으로는 내가 여태까지 같이 연주해 본 어떤 베이시스트보다 훌륭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식 밴드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인지 프로페셔널의 기질이 강하게 풍긴다. (김세황)

 

이수용_추적불능 잠수함

수용이 형의 가장 큰 단점은 나한테 먹을 걸 사줄 때 늘 삼겹살밖에는 생각을 못한다는 점이다. 영석이 형은 한턱낼 때 압구정동에도 데려가고 해철이 형은 꽤 손이 커서 호텔이나 바닷가재 요릿집에도 데려간다. 그런데 수용이 형은 날이면 날마다 삼겹살 타령이다. 그리고 공연 시작 5분전까지는 나타나지 않는 추적 불가능의 특수 잠수함이다. 하지만 모두들 수용이 형이 무대에 올라갈 시간에는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찾지는 않는다. (김세황) 침묵의 사나이. 그러나 입을 한번 벌리면 해결이 나지 않는다.를 보면 때로는 허영만의 만화 '고독한 기타 맨' '고독한 드럼맨'으로 바뀌어 머릿속에 떠오른다. 사람들이 대부분 드럼은 빨라야 최고라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에겐 그런 강박관념 같은 게 없다. 대신 소리가 무척 정확하고 분명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해철)  8개월을 같이 지내면서 인간적으로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룹 하나를 통해서 먹고 살 길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 같은 건 전혀 없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오랫동안 안 보다가 만나도 마음이 편하고 얘기가 잘 통한다. 메탈 음악을 했지만 앞으로 록이나 재즈를 해보고픈 마음이 많은 것도 나와 통하는 부분이다. (김영석)

 

김세황_휘느니 부러진다 

감수성이 지극히 예민한 상처받기 쉬운 청년이다(누구한테 상처를 받느냐구? 주로 나한테 상처를 받는다. 히히~). 애교와 잔정이 많지만 동시에 가끔 히스테리컬 해지기도 한다. 즉 무지하게 이중적이라는 뜻인데 그 정도 이중적인 성격이 아니라면 그런 연주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다지 융합하기 쉬운 성격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팀이란 마치 부부와 같다. 허구한 날 싸우는 부부가 오래가고 천상배필인 듯싶은 부부가 하룻밤 사이에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처럼 만날 싸우는 사이가 더 끈끈한 사이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신해철) 세황이는 여러 말할 것 없이 기타를 너무나 잘 치는 친구이다. 아마 그가 이 페이스대로 꾸준히 나간다면 서른 살쯤 되었을 때는 세계적인 뮤지션이 돼 있을 것이다. 겸손하고 자기 일에 열성적이고 어떤 일이든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 (이수용) 처음 내가 그룹에 들어와서 세황이를 봤을 때의 인상은 나이가 어리고 순하다는 것이었는데 그건 단지 겉모습일 뿐이었다. 음악을 할 때 그의 고집은 그야말로 경지에 다다라있다. 난 해철이의 고집이 그룹 내에서 가장 세리라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복병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스타일에서가아니면 정말 순둥이다. 미국에서 살았던 그의 기타 연주는 서구적인 냄새가 무척 짙게 난다. 그건 한국적인 기타 연주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우리 음악도 상당히 세련되어졌다. (김영석)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지난주 내내 그룹 '넥스트'는 '내일은 늦으리' 공연 준비 때문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음반에 수록될 '넥스트'의 곡을 준비하는 것도 있지만 전체 디렉팅을 신해철이 맡았기 때문에 다른 참가 가수들보다 더 바빴다.

 

10일 김건모·솔리드·룰라· DJ DOC·신효범·강산에·윤종신· R.ef·서태지와 아이들 등 정말 스타들 중의 스타들이 모여 합창곡 '붉은 바다'를 녹음하는 날이었다. 시간은 저녁 7시, 장소는 마장동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였다. 그러나 실제 작업에 들어간 시간은 9시. 1진으로 도착한 김건모·솔리드·강산에·신효범이 먼저 합창 부분 녹음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7시 30분에야 가사를 썼다는 신해철은 '붉은 바다'의 가사가 프린트된 종이를 가수들에게 나눠 주었다. "해철아, 한번 불러봐." (신효범) "미쳤수? 내가 해보게. 나도 잘 모르는데···"(신해철) 가창력 하나는 누구한테 뒤진 적 없는 이 가수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합창 부분의 녹음을 끝냈다. 그다음엔 솔로 부분. 첫 타자는 김건모였다. "건모야. 여기에 애드리브 좀 넣어줘 (신해철)" "애드리브를 어떻게 넣어?" (김건모)

"뭐 대강 와우와우와우와우 ~ 이런 식으로 넣으면 되지." (신해철) "음. 그런데 말이야. 꼭 와우와우라고 해야 돼? 워우워우 로 하면 안 되니?" (김건모) 2진이 도착했다. 여기엔 올 한 해 인기 정상을 휩쓴 댄스 그룹들이 대거 참여. 'DJ DOC' · '룰라' · ' R.ef ' ·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신성우·윤종신이 나타났다. 합창 부분을 먼저 하고 또다시 솔로 녹음. 서태지와 양현석이 먼저 녹음을 했고 윤종신은 '데뷔 연도'를 고려해 순서를 정한다는 원칙과 상관없이 신해철이 녹음 끝난 뒤의 술상대로 지목을 해서 가장 나중에 하기로 결정. 그렇게 해서 진행된 녹음이 끝난 시각은 아침 6시 30분.

 

그룹 넥스트
그룹 넥스트

 

11일 전날 밤을 꼬박 새워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머리가 산발이 된 상태로 스튜디오에 도착한 신해철, 오늘은 전날 녹음한 ' 붉은 바다'를 믹싱하는 날이었다. 어제 미처 못한 솔로 부분을 녹음하기 위해 '솔리드' 의 이준과 김조한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밖에는 어제 스타들의 단체 왕림에 놀란 마장동의 여학생들이 두 사람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녹음에 들어가고 김조한의 절묘한 보컬이 울려 퍼지자 신해철은 고개를 돌려 혼자말을 했다. "정말 죽인다." 그리고는 마이크를 통해 스튜디오 안에 얘기했다. "조한아, 이제부터 마이크 끌 테니까 니가 알아서 녹음하다가 다 되었다 싶으면 얘기해라." 밤이 되자 각자 작업을 하던 '넥스트'의 멤버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김세황과 이수용이 먼저 도착했고 근처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던 김영석도 곧 합류했다. 그리고 가사가 적힌 종이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붉은 바다' 를 채보하기 시작했고 녹음한 걸 들어 보며 한마디씩 평을 했다.

 

13일 드디어 12일 밤엔 그룹 '넥스트' 의 수록곡을 녹음했다. 엄밀하게 말해 12일이 아니라 13일 새벽 1시에 모인 이들은 오랫동안 음반 작업을 같이한 탓인지 별다른 말이 없이도 각자 자기 할 일들을 알아서 하는 분위기. 그냥 대화를 나눌 때는 웃음을 잃지 않는 김세황이 기타를 잡자 공연장에서 보여 주던 무서운 표정을 재현,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무시무시하게 만들었다. 김영석은 시간이 지나 밤이 깊어가면 갈수록 계속 농담을 계속, 이틀간 혼자서 합창곡 작업을 해왔던 신해철은 약간 피곤한 기색이었으나 다른 가수들과 작업할 때보다는 훨씬 편한 마음으로 임하는 듯했다. 이날도 역시 아침 7시 가 되어서야 반주녹음 작업을 마친 이들은 오후 5시부터 잠실에서 리허설을 하기 위해 잠깐 휴식을 취하러 집으로 향했다

 

 

 

[마왕 신해철을 기리며...] 1995년 9월 스타채널 인터뷰

신해철직업가수소속넥스트사이트- 오늘은신해철 9주기이다.부디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아래 글은 1995년 9월  잡지 에 게재된 신해철(그룹 넥스트) 인터뷰 기사다.  잠시 타임머

soffy1009.tistory.com

 

 

20대 시절 가수 신해철의 인도여행기

신해철직업가수소속넥스트사이트- 올해로 마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째가 된다. 가을이 찾아오면그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금 깊어진다.그가 남긴 기록들을 들춰보며 그를 

soffy1009.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