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감독, 이나영, 장동윤 주연의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봤다.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아주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작품으로
그녀가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의외였다.
시나리오 내용상 대개의 여배우라면
맡기를 꺼려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혼한 이나영도 이제 삶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건가.
어둡고 우울한 캐릭터를
묘하게 잘 소화시키고 있었다.
줄거리
이 영화는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이 아버지의 부탁으로 오래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이나영)를 찾아 한국으로 가고 거기서 엄마의 '현재'의 삶에 분노하고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뷰티풀데이즈>라는 아름다운 영화제목과 달리
영화 속 인물들은 그 누구도 뷰티풀 하지 못하고
뷰티풀데이즈를 보내는 사람이 없어보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젠첸은 남은 가족들에게 묻는다.
아버지가 행복했었냐고.
이 물음은 영화 <뷰티풀데이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물어봐야할 질문 같다.
(※스포주의!)
이나영(엄마)
탈북여성으로 황사장에게 이끌려 강제혼인을 하고 젠첸을 낳고
다시 유흥업소에서 일해야하는 삶을 강요당한다.
황사장을 죽인후 한국으로 도망가 새로운 삶을 꾸리게 된다.
어느 날 자신이 버리고 온 아들이 다시 자신을 찾아오며
잊고 싶은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나왔지만 그녀의 삶은 녹록지 않다.
황사장의 악행에 시달리고 원하지 않는 아이를 키워야 하고 살인을 하게 되고
한국으로 넘어와 새 삶을 살지만 과거가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어느 한순간이라도 그녀에게 아름다운 날이 있었을까?
오광록(남편)
탈북여성인 이나영과 결혼해 살고 있지만
황사장의 협박으로 불안한 삶을 살기는 마찬가지다.
급기야 이나영은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집을 떠나버린다.
죽음을 앞두고 이나영과 다시 재회한다.
애정 없이 결혼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진 아내를 받아들여야 하고
또 그 자식을 키운다. 그런 아내가 도망까지 친다.
아내가 짊어진 삶의 굴레를 그도 떠안으면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여자 하나 잘못 만나 그의 삶조차 꼬인다.
그런 그가 행복했을 리가 있을까.
장동윤(아들)
엄마의 사랑도 제대로 못 받아봤고
심지어 엄마는 아버지와 자기를 버리고 떠나버린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엄마를 다시 찾게 되지만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엄마의 모습에 실망하고
새 살림을 차린 남자마저도 죽이고 싶도록 밉다.
아버지가 죽고 난뒤 엄마가 자신을 위해 모아둔 돈이며
자신이 황사장의 성폭행에 의해 태어난 아이라는 비밀을 알게 된다.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떠나고 아버지는 죽고
다시 찾은 엄마는 자신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그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지도 모른다.
차라리 모르고 사는게 나았을 엄마의 과거.
그의 삶 역시 불행했을지 모르지만
자신을 친자식처럼 키워준 이나영과
오광록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았기에
앞으로의 인생은 엄마와 함께
뷰티풀데이즈를 맞이할수 있지 않을까.
서현우(엄마애인)
젠첸의 등장으로 이나영의 과거를 알게 된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며 더 이상 따지지 않는다.
게다가 젠첸의 급습으로 다치기까지 하지만
그런 젠첸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함께 살지만 영혼이 이곳에 없는 것 같은
이나영과 사는 그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물론 등장인물 4명 중 가장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서현우인 것 같다.
이후 이나영과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같이 살고 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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