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 이하늬 & 공명 주연의
영화 <킬링로맨스> 후기를 올려본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연출했었던
이원석 감독의 작품으로,
B급 코미디영화다.
제목엔 로맨스가 붙지만
포스터 카피처럼
로맨스는 없다.
그러니 로맨스 코미디를
기대하면 안된다.
줄거리
발연기로 국민적 조롱을 받던 톱스타
황여래(이하늬)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만남이 이뤄진다.
그녀는 그와 결혼하면서 은퇴선언을 하지만
인형의 집 주인공처럼 갇힌 삶을 살게 된다.
황여래의 옆집에 사는
4수생 범우(공명)는
우연히 그녀가 옆집으로
이사 온 걸 알게 되고
옥상에서 황여래와 범우의
은밀한 팬미팅이 종종 이뤄진다.
남편 조나단의 인형처럼
사는 삶에 지친 여래는
연예인 복귀를 꾀하며 범우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범우는 여래에게 자유와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조나단 죽이기 작전에 함께 가담하게 되는데...
호불호가 갈릴 영화 <킬링로맨스>
그래, 이 맛이야!
병맛쩌네~
이 작품을 보고나니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평점이 확연히 갈렸다.
누군 엄청 웃기다 하고
누군 노잼이라 하고.
내 입장에선
영화 속 이선균의 대사처럼
잇츠귯~(it's good)이었다.
때론 어이없고
때론 황당하고
때론 뜬금없는 게
병맛 쩔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전개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말이 안되는 것 같은데
보다보면 말이 되는 거 같은...
이원석 감독의 매직이란.
영화 <킬링로맨스> 사용설명서
그래...코미디영화라는데
얼마나 웃기나 보자!
하면서 눈에 힘주고 볼 작품도 아니다.
이야기의 개연성을 따져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전개에
당황하지 말고 그저 머리를 비우고 즐기면 된다.
영화 속에 나오는 독특한 의성어였던
'푹쉭확쿵' '휙확훅'처럼 표현하자면
'픽풉허'
(피식...푸흡...허!)
헛웃음 3종세트만 장착하고 보면 된다.
♧ 이하 스포 있음 ♧
영화 OST
H.O.T의 <행복> vs. 비의 <레이니즘>
이 영화를 관통하는
2곡의 음악이 있다.
바로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계속 귓가에 맴돈다.
각각 이선균과 이하늬의
테마곡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선균은
<행복>을 부르며
이하늬에게 행복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하늬를 자신의 성안에 가두는
매직송으로 사용하고
이하늬는
자신의 팬클럽 '여래바래'와 함께
리즈시절을 상징하는 노래인
<여래이즘-레이니즘을 개사함>을
부르며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려 한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래딧이 올라가는 동안
H.O.T의 <행복>이 흐르는데
까닭없이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26년이 지나도 이 노래는 정말 좋쿠나~
는 알겠는데 왜 맘한켠이 짠해질까...
주인공의 시그니처 포즈
영화를 다 보고나면
노래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두 사람의 시그니처 포즈다.
이하늬의 어색한 손짓은
그녀를 발연기의 대명사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이후 스타와 팬들 간의
독특한 인사법이 된다.
나아가 이 영화를 본 배우와 관객의
인사로 발전한다.
이선균은 이 작품에서
유난히 제스처가 많다.
그중 만족스럽거나 좋을 때
'잇츠귯'을 외치며
엄지와 검지를 모으는 포즈가
인상적이었다.
조나단 캐릭터의 완성은
바로 이 포즈겠지.
기억에 남는 장면 or 웃겼던 장면
◈ 이선균이 이하늬에게 내 차야 하면서
마이카를 소개하는데
끝도 없이 긴 리무진 몸통이 계속 이어지는 장면
(병맛인데 웃긴다)
◈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공명에게
뭐든 들어주겠다고 하는 이하늬.
이에 공명은 뽀뽀를 원하며
이하늬가 있는 맞은편 건물로 사다리를 걸쳐놓고
건너가려 한다.
이에 이하늬가
"무리하지마."
기어이 공명이 건너오자
"무리하네."
(별거 아닌데 대사가 웃겼다)
◈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조나단 죽이기작전>으로 이용된
극열지옥 찜질방과 땅콩알레르기를 이용한
청국장 살인시도가 가장 재밌었다.
승부욕 강한 이선균을 극열지옥 찜질방에서
숨막히게 죽이려 한다.
죽게 내버려 두려는 이하늬와
살리려는 공명이 찜질방문을 여닫으며
실랑이가 벌어지고
여닫는 문의 바람에 다 죽어가는 이선균이
정신을 차리는 장면이 넘 웃겼다.
◈ 이하늬가 이선균을 질식사시키려고
쿠션으로 힘껏 누르는데
알고 보니 이선균의 얼굴이 아니라
공명의 등짝이었던 장면도 재미졌다.
◈ 이선균과 이하늬가 대치하는 절벽씬에서
이하늬는 뜬금없이 노래를 부른다.
이에 공명이 "누나 왜 갑자기를 노래를 해요?"
하는데 관객의 허를 찌른 전개였고
공명의 대사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어서 웃겼다.
◈ 홈쇼핑 스튜디오에서 이선균의 보디가드들과
이하늬의 팬클럽 <여래바래>가
대결구도를 이루며 대치상태에 들어간다.
어떻게 싸우나 했더니
갑자기 노래배틀이 시작된다.
분노에 차서 부르는 이선균의 <행복>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부르는
이하늬의 <여래이즘>은
강렬하게 맞부딪친다.
노래도 무기가 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장면을 보며 세대(20세기와 21세기)간의 대결,
HOT와 젝키 팬클럽의 대결
...뭐 그런 게 떠올랐다.
출연진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이하늬와 이선균의 콜라보가
어색함 1도 없이 착붙이다싶었는데
알고보니 십여 년 전 드라마 <파스타>에서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이 작품은 분명 병맛영화이지만
가볍거나 하찮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건 이하늬의 능청스러움,
이선균의 능글맞음,
공명의 순수함이
잘 어우러진 결과가 아닐까.
한마디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덕이라는 거.
이하늬
그녀의 인생작 탄생?!
이하늬가 출연한 작품을
많이 본건 아니지만
아마도 이 영화가
그녀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노래, 춤, 연기 뭐 하나 못하는 게 없다.
심지어 화면에 엄청 예쁘게 나온다.
그녀는
진지함과 코믹함
우아함과 천박함
당당함과 소심함
반대성향 둘다를
정말 잘 소화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이선균
중독성있는 느끼함에 빠져든다
이선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새얼굴'을 봤다.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결정적 이유는 포스터에 나오는
이선균의 이색적인 모습에 이끌려서다.
이거 뭔가 예사(?)롭지않다는 기운이 들었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벽하게 이선균은 변신했다.
잇츠 귯~!!!!
장발과 짙은 아이라인, 콧수염으로
느끼함을 한껏 장착한 그의 모습은
여태 보지못한 새로운 캐릭터였다.
그의 느끼함이 부담스럽거나 과장되지 않아서
'조나단'이라는 캐릭터에
점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잔인함과 느끼함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여서
영화의 몰입감과 완성도를
높여주는 듯했다.
공명
꿈은 없지만 용기는 있다
공명은 서울대를 목표로 4수중인
범우역으로 나온다.
찌질이, 쫄보 캐릭터이지만
팬심이 폭발하면 없던 용기도 생기는
순수청년이다.
공명은
이하늬와 이선균 사이에서
흔들리지않는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중심점 역할을 해서
영화가 꽉찬 느낌이 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를 대변하는 것도 같고.
황여래를 좋아하는 팬심으로는
이선균을 죽이는게 맞지만
범우가 가진 천성으로는
이선균을 도저히 죽이지못한다.
그러니까
선함과 악함의 충돌이 일어난다.
결국 그는 천성대로 행동한다.
만약 내가 범우와 같은 상황이라면
선함을 지킬수 있었을까?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하늬가 공명의 팬심에 힘입어
구속된 삶에서 해방되려고 하듯
공명은 이하늬를 향한 팬심 하나로
주체적인 삶을 찾으려한다는
메시지가 담긴듯 하다.
배유람 & 심달기
출연분량은 짧지만
인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황여래 팬클럽 회원
이영찬역의 배유람도
병맛미 뿜뿜이었다.
그래서 그가 나오면
괜시리 실실 웃음이 났다.
공명의 학원 친구로 나온 심달기는
아는 얼굴이라 반가웠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래딧을 보니
타조 목소리를 이 배우가 맡았었네.
▶ 故 이선균 출연작 ◀
'Movie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탈북민 소재 다큐멘터리 영화 윤재호 감독의 <마담 B> 후기 (0) | 2024.07.06 |
---|---|
영화 탈주 간단 후기 (이종필 감독 / 이제훈 & 구교환 & 홍사빈 출연) (2) | 2024.07.04 |
이성민, 이희준의 코미디영화 <핸섬가이즈> 후기: 제목은 못생겼지만 내용은 핸섬함 (2) | 2024.07.01 |
이나영 & 장동윤, 윤재호 감독의 영화 <뷰티풀데이즈> 후기 (0) | 2024.06.29 |
이영애 출연, 김승우 감독의 영화 <나를 찾아줘> 리뷰 (0) | 202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