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한국 사상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주연, 이재용 감독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 대해
얘기할까 한다.
배우 윤여정 하면
'드라마작가 김수현 사단'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오스카상 수상으로 영화배우로
그 입지를 새로이 다진 듯하다.
윤여정 배우는 딱히 좋아하지도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 배우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녀가 나오는 영화작품은 거의 다 본 거 같다.
영화 <돈의 맛>, <고령화 가족>, <장수상회>,
<계춘할망>, <그것만이 내 세상> 등등.
영화 줄거리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 드릴게”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은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입소문을 얻으며
박카스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그녀는 트랜스젠더인 집주인 티나,
장애를 가진 가난한 성인 피규어 작가 도훈(윤계상),
성병 치료 차 들른 병원에서 만나
무작정 데려온 코피노 소년 민호 등
이웃들과 함께 힘들지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한 때 자신의 단골 고객이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송노인으로부터
자신을 죽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진짜 '죽여주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부탁이 이어지고,
소영(윤여정)은 더 깊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영화 후기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죽여주는 여자'라는 임팩트 있는 제목에
세간에 회자되던 박카스 할머니를
소재로 다뤘다는 점,
윤여정 배우가 과연 어떻게 이 역할을 소화했을까
하는 호기심에 보게 됐다.
절대 무거운 영화도 아닌데
다 보고 나니 참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다.
앞서 줄거리에서 소개했다시피
이 작품은 박카스 할머니, 트랜스젠더, 장애자,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사에서 태어난 2세) 등
소외계층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이 듦'에 대해,
'노년의 삶', '웰다잉'에 대해 생각게 한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을 테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노인들의 생각과 삶이
바로 미래의 우리 모습일 테니깐.
뇌졸중으로 쓰러져 예전 같지 않은 삶에
죽음을 도와달라는 송노인(박규채)을 비롯해
치매증상과 고독감으로 세상을 마감하려는 전무송과
그의 친구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렇기에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인지 분명 해서는 안되는 일을
주인공이 저지른 건 맞지만
그녀 편을 들면서 응원하면서 보게 된다.
암튼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히 흘러가지만
천천히 조금씩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건들이 터지면서 흥미를 더해갔고
영화의 엔딩은 뭔가 씁쓸하게 끝났다.
솔직히 영화 <미나리>도 봤지만
그 영화보다는 이 영화를 더 재밌게 봤다.
그녀 정도의 대배우라면
이 작품과 같은 독립영화에 출연할 생각도 안 했을 테고
더더구나 배역이 배역인지라 꺼려했을 만도 한데
윤여정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게 너무 대단하다 싶다.
배역도 배역이지만 작품 자체도 잘 만들어져서
뜬금(?) 없이 윤계상이 나오길래 왜지? 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
윤여정의 연기도 좋았지만 함께 출연한
박규채나 전무송의 연기 또한 너무나 리얼해서
작품에 힘을 실어주는 느낌이었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윤여정 배우가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 촬영환경에 있게 되면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길 했었는데
권위의식 없고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유연한 마음가짐은 좀 배워야 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 그녀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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