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305

ok [나의 단편소설] 뜻밖의 하룻밤 (전편)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까무러칠 뻔했다. 내 발밑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서성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 개... 개... 좀 어떻게 해봐요. - 만두 이리와. 그가 개를 들어안아 라고 쓰인 박스 안에 집어넣었다. - 만두요? 그가 카페 창밖을 가리켰고 거기엔 안내문 하나가 붙어 있었다. 주인 잃은 강아지를 보호 중입니다. 견주를 찾습니다.발견날짜: 2022년 1월 **일 pm 9:00발견장소: 남연동 @@어린이집 앞견종: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는 마티즈(여아)연락처: 010-1234-5678  그는 만두 박스에 담겨져 있어서 만두라고 이름 지었다며 커피를 내리기위해 주방으로 갔다. 카페 안은 마감시간을 앞두고 있어서 한산했다. 혼자 남겨진 나는 박스로 다가가지 못하고 조금 떨어져서 박스 안을 살펴봤다.. 2024. 11. 25.
ok 소설 <7번 국도> 간단후기 _ 김연수 작가 김연수의 초창기 작품인소설 를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반가웠다. 뭐랄까... 책 속 작가사진을 보면 작가의 풋풋한 신인시절이 느껴져서 절로 웃음이 난다. 풋풋하지만 다소 촌스러운 그런 느낌?!하루 만에 다 읽어치웠는데 단편적인 구성이라 읽기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조금은 읽기 힘들었다. 그나마 이야기를 관통하는 세희, 재현, 나의 삼각구도가 흥미로워 계속 읽어나갔다.이 작품은 뭐랄까...로드무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여행하며 각자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다소 관념적이기도 하여 내게는 어렵게만 느껴진다. 소설의 내용보다는 형식이 빛나보이는 작품이랄까. 이 소설엔 시, 팝송.. 2024. 11. 24.
ok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3회 와장창~ 우다다는 자신의 몸판이 벽에 부딪혀 제 몸의 A캡이, R캡이, S캡이... 산산이 분해되어 공중에 흩어지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얼마 전 조민아가 누군가에게 메신저로 #정연 #부장 #알랑방구 #재계약 #그렇고 그런 사이 #불륜 이라는 단어를 두드리며 신나게 뒷담화했던 일이. 타닥탁은 조민아가 눈물을 흘리며 엄정연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엄정연은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버렸고 그녀는 부서진 우다다의 잔해들을 하나씩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손에 든 키캡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조민아는 생각했을 것이다. enter를 누르면 생각 있는 말이든 생각 없는 말이든 쉽게 보낼 수가 있다. delete를 누르면 내뱉을 말이든 내뱉은 말이든 바로 지울 수가 있다. ctrl,.. 2024. 11. 23.
ok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2회 와장창~ 우다다의 몸이 벽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그 충격으로 온몸의 키캡들이 분리되어 바닥에 우수수 떨어졌다. 그것은 엄정연의 짓이었다. - 왜 그랬어!!! 타닥탁은 엄정연이 조민아를 향해 몹시 떨리지만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이 일이 터지기 3일 전의 일이다. 타닥탁은 엄정연이 회사동료인 ㄱ과 메신저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고 자신의 몸 위에서 덜덜 떨고 있는 손길이 느껴졌다. 이날 이후로 타닥탁은 엄정연이 일하다 말고 한숨을 쉬거나 관자놀이에 검지를 갖다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했는데 그건 엄정연이 무언가에 꽂혀있다는 뜻이었다. 우다다~ 우다다~ 우다다~ 언제나 그렇듯 조민아의 파워풀 타이핑은 사무실 가득 쩌렁쩌렁한 소리를 쏟아냈고 그럴수록 엄정연의 검지가 관자놀.. 2024. 11. 22.
ok [나의 단편소설] 우다다와 타닥탁 1회 우다다. 타닥탁. 우다다. 우다다. 타닥탁. 우다닥. 키보드 두 대가 불협화음을 이루며 사무실의 적막을 깨고 있다. 이들의 소리는 한데 섞여있으나 날카롭다가도 둔탁하고 둔탁하다가도 날카로워 물과 기름처럼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 **회사 DB부 사무실 한쪽 벽면엔 계약직원 책상 2개가 놓여있고 그 위에 우다다와 타닥탁이 나란히 놓여있다. 우다다는 키캡이 낮고 엔터키가 일자형인 까만 키보드로, 사람손을 많이 타서 자판의 글씨들이 군데군데 지워져 있다. 타닥탁은 키캡이 높고 엔터키가 역ㄴ자 모양인 하얀 키보드로, 손때가 별로 안 타서 비교적 깨끗했다. 지금 우다다와 타닥탁은 주인의 손놀림에 따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자판을 두드리는 두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우다다의 주인은 20대.. 2024. 11. 21.
ok 또! 오해영 & 로맨스는 별책부록 & 라이프|예전에 봤던 드라마들 킹덤 - 드라마 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좀비가 되어버린 왕과 역모를 꾀한 왕세자, 왕좌를 노리는 조학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스릴러물이다. 이미 한국판 좀비물로는대박을 친 영화 과영화로 만들어진 이 있다. 아무래도 같은 시대극인 과 비교를 하게 된다. 은 그야말로 순수하게 조선시대에 나타난 좀비 퇴치로 끝이 나고 은 좀비를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자의 음모가 엿보인다. 총 6부작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아주 재미있지도 아주 재미없지도 않은 어중간한 연출로 보였다. 좀비탕을 먹은 백성들의 좀비 무한번식은 신선했지만 왕세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조학주와의 팽팽한 심리전도 없고 좀비의 출현 또한 뻔하고 식상할 정도다. 물과 불을 무서워하고 밤에만 나타난다는 좀비의 틀을 깼다면 어땠을까? 6부 마지막에 보.. 2024. 11.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