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한국판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봤다.
이 작품은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영화화한 것인데
원작의 저승 편 내용을 각색해서 만들었다.
연말을 겨냥해 개봉한 영화였던 만큼 확실히 스케일이 컸는데
우리나라의 CG기술이며 무대, 의상 등 볼거리가 풍부했다.
게다가 하정우, 주지훈, 차태현, 이정재 등 캐스팅도 빵빵하고
김해숙, 마동석에 이르기까지 카메오마저도 호화출연진이다.
줄거리
영화 <신과 함께>는 살아생전 소방관으로 일하던
차태현이 죽음을 맞게 되고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에 이끌려
49일 동안 7개의 지옥을 거치며 재판을 받고
환생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원작인 웹툰을 보지 못해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영화 자체만 두고 보면 스토리적으로 개연성 있게
잘 만들어진것 같다.
막연하게나마 우리가 죽음을 맞게 되면
천국으로 가느냐 지옥으로 가느냐
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는데
그 상상력을 영화로 옮겨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심지어 각각의 지옥세계를 실감나게,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게 흥미롭고도 압도적이었다.
다만 아쉬움이 있었다면
영화초반에 지옥세계를 하나씩 통과해 나가는
긴장감과 신선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현세를 살았던 차태현의 사연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며
다소 루즈한 감이 있었달까.
아마도 드라마틱한 감동을 이끌어내기위한
불가결한 전개로 보여졌지만말이다.
관전포인트 - '7개 지옥'
영화 <신과 함께>의 관전포인트는
정의로운 망자라는 '귀인' 차태현이
과연 무사히 7가지 지옥관문을 통과하느냐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갈등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아서
심장 쫄깃한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7개 지옥을 패스해야 하는
귀인 차태현 vs 차태현의 발목잡는 원귀 김동욱,
이들 둘의 대결구도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간다.
왜 이 영화가 그렇게도 흥행몰이를 했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봤다.
한마디로 말해서
비주얼 코드 <판타지> + 감동코드 <신파>의 콜라보가
관객 마음을 공략한 거 아닐까?
앞서 얘기한 스케일과 캐스팅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이 관심 가질만한 내세 이야기, 환생 콘셉트에
가족애를 맛있게 버무려
잘 차려놓은 밥상...같달까.
영화 <신과 함께>에는 살인지옥, 나태지옥, 거짓지옥,
불의지옥, 배신지옥, 폭력지옥, 천륜지옥
이라는 7개의 지옥이 나온다.
과연 죽음을 맞게 됐을 때
이 7개의 지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자신부터 돌아보게 된다.
아무래도 7개 관문을 무사통과하고
'환생'은 꿈도 못 꿀것같으다. ㅡ.ㅡ
등장인물
이제 등장인물에 대해 잠깐 얘기해볼까 한다.
웹툰 원작과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싱크로율이 높다고 얘기한다.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만 본 나로서도
출연배우들 어느 하나 거슬림 없이
자연스럽게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든다.
차태현은 그간 코믹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진지모드도 잘 어울리는 착한 사람 캐릭터로 거듭난 듯.
하정우와 주지훈을 보면서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와 이동욱을 떠올렸다.
하정우는 어떤 영화에 나오더라도 질리는 느낌없이
그 작품 속에 잘 녹아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주지훈은 인생캐릭터를 만난 듯
저승차사 역할이 너무나 잘 어울리고
하정우와의 캐미도 좋았다.
김향기는 연기가 자연스러우면서도
감정표현이 풍부해서 역할을 잘 소화하더라.
영화 <신과 함께>에 염라대왕으로 이정재가 나온다.
그간 연기내공을 대방출하듯
나름 카리스마 뿜뿜에 의외로(?) 잘 어울렸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케미도 좋았지만
오달수와 임원희의 코믹케미도 못지않게 좋더라.
관심사병으로 나와 사고치는 일병 도경수는
찌질한 연기 정말 잘하고
그를 보듬어주는 상사로 나오는 김동욱은
선과 악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으며
차태현의 어머니로 나오는 예수정은
너무 일반인 '엄마' 같아서 리얼리티 있었다.
김동욱 부대의 박중위로 나오는 이준혁은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의 얍삽 캐릭터를
여기서도 잘 살린 듯.
한국판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 함께>는
영화적 재미로만 즐겨도 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끼게 되는 점은
소중한 사람들에겐 '있을 때 잘하자'
죽은 뒤의 내세를 간접체험해 봄으로써
'현세의 삶을 좀 더 잘 살자'
랄까.
내세가 정말 있는지 없는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승차사에게 끌려가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게 된다면
환생가능한 삶의 업을 쌓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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